더불어민주당이 23일 정부가 화물운송산업 정상화 방안을 발표한 것에 대해 "서로가 양보해야 답이 나온다"며 정부의 양보를 촉구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진행한 화물운송산업 정상화 방안 평가토론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강경한 입장만 운운하고 민주당의 입장은 제대로 검토하지도 않고 거절하고 있다"면서 "대화가 문제"라고 말했다. 정부가 지난 6일 발표한 표준운임제 도입, 지입제 개편 등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박 원내대표는 "정부 대책이 우리 입장에서는 일방통행식"이라며 "이해 당사자 간 이견을 크게 만든다고 봐서 염려스러운 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박 원내대표는 "화물운송사업 정상화만큼은 사회적 대타협이 절실한 문제라 생각한다"며 "대통령과 장관부터 듣기 거북한 말로 노동계를 일방적으로 밀어붙여선 안 된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노동자는 때려잡을 적이 아닌 국민"이라며 "일방적으로 힘으로 누르려 해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운임제는 화물 노동자 목숨을 건 문제이기 때문에, 더 이상 방치해선 안 된다"고 설명했다.
이날 토론회는 2월 임시국회에서 정부가 추진하는 표준운임제에 대한 대응 방향 등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였다. 앞서 지난 15일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나와 일몰 폐지된 안전운임제는 안전 개선 효과가 불분명하다며 화주·운송사·차주의 운임 단계에서 화주·운송사 간 운임 기준은 가이드 라인만 제시하고 화주 처벌조항을 없애는 내용의 표준운임제를 제안했다. 운송사·차주 사이 운임은 그대로 강제했으나, 민주당은 '사실상 과거로 회귀한 법안'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이다.
다만 박 원내대표는 "노사도 그렇다. 국민 불편이 우선 고려 대상이 돼야 한다"면서 "안전운임제를 도입해 화물노동자의 최소 생계를 보장하고 국민의 편안함도 지키자는 게 민주당 입장"이라고 밝혔다.
김성환 정책위의장도 "화물운임제를 둘러싸고 여러 이견이 있다"면서 "안전운임제냐 표준운임제냐 하는 명칭에 대한 이견은 큰 문제가 아니라 생각한다"면서 "결국 대한민국 물류체계가 보다 안전하게, 중간의 착취요소를 최소화하면서 화물차주들의 적정이익와 휴식이 보장될 수 있느냐가 여전히 쟁점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임재섭기자 yjs@dt.co.kr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화물운송산업 정상화 방안 평가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