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위원장 "규제는 디지털경제 진흥도구 돼야"
김종석 규제개혁위 민간위원장 안민정책포럼 세미나 발표
김종석 규제개혁위 민간위원장 안민정책포럼 세미나 발표
김 위원장은 24일 안민정책포럼(이사장 박병원)이 주최한 2023년 개강세미나에서 발표한 '규제개혁의 비전과 전략'이란 주제발표에서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중 비대면 진료를 조건적이며 한시적으로 시행한 결과, 우려했던 수도권 집중현상이 발생하지 않아 의사협회와 이 문제를 긍정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규제정책은 단속실적을 높이기보다 규제 준수율을 높이는 데 더 집중하는 규제품질위주의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정부의 첫 규제개혁위원장으로 임명받은 김 위원장은 한국 규제학회 회장을 지낸 경제학자 출신 정치인이다. KDI연구위원과 홍익대 교수를 거쳐 지금은 한국뉴욕주립대학교 석좌교수로 일하고 있고, 20대 국회의원(비례대표)과 여의도연구원장, 한국경제연구원장 등을 역임했다.
김 위원장은 시급한 규제개혁 과제로 '플랫폼경제에 걸맞는 정책'을 꼽았다. 그는 "최근 세계적 흐름을 보면 규제가 디지털 진흥도구로 여겨지고 있다"며 "특히 신기술 신산업 등장의 발목을 잡지 않기 위해서라도 속히 포지티브 규제(허용되는 것을 명시하고 나머지 규제)에서 네거티브 규제(규제대상만 명시하고 나머지는 허용)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중대재해법, 노란봉투법처럼 모두 목적이 지고지선하다고 해서 규제수단이 정당화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목적이 정당하더라도 신중하게 검토하지 않은 규제는 그로 인해 발생하는 직접비용외에 기회비용이 매우 크기 때문에 규제영향평가(분석)를 반드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의원 시절 규제적 성격의 법안을 제안할 경우 반드시 규제영향평가서나 분석서를 제출하는 의무법안을 입법하려는 자신의 시도가 당시 국회 사정으로 무산됐다며 아쉬워했다. 다만, 그 이후 많은 의원들이 만든 유사한 법안이 통과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그는 에너지가격을 통제하는 규제도 수요와 공급을 통해 조절해야 하는데 인위적으로 할 경우 공급은 줄고 수요는 더 늘어 결과적으로 에너지 가격은 더 높아져 고통을 초래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규제정책으로 비용을 더 초래하는 '비용의 외부화'를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예산을 투입해 적은 비용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을 규제를 만들어 민간에게 더 많은 비용을 지출토록 만드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규제를 양적으로 많이 없앤다고 문제가 해결된다는 생각도 버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대중 정부시절 1만6000개의 규제를 10개월 내 절반까지 줄이라는 대통령 지시로 7500여개를 줄였지만 달라진 것은 별로 없었다는 것이다. 규제품질을 높여 투명성 있는 규제로 불확실성을 줄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렇지 않을 경우 관청 공무원의 권한남용 때문에 부패와 투자부진을 초래하게 된다는 것이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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