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신산업 선제적 규율 마련
원스톱 민간 창구·교육 활성화
원스톱 민간 창구·교육 활성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일 열린 제3차 규제혁신전략회의에서 '메타버스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선제적 규제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규제혁신 방안은 △기존 규제 완화 △규율 공백 해소 △해석 유연화 △지원근거 마련 등 네 가지 유형에 맞춰 추진된다. 범 분야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과제 15개와 엔터테인먼트·문화, 교육, 교통, 디지털 거래·유통, 금융, 공공 등 분야별로 적용되는 과제 15개를 포함해 총 30개의 규제개선 과제를 마련했다.
먼저 메타버스 신산업 규율체계를 정립한다. 그 일환으로 과기정통부와 문화체육관광부가 함께 메타버스 신산업 활성화를 위해 자율규제, 최소규제, 선제적 규제혁신의 내용을 담은 '메타버스 산업 진흥법(가칭)' 제정을 추진한다. 또 메타버스의 법적 정의, 기본계획 수립, 자율규제와 임시기준 제도 마련 등 범정부 차원의 메타버스 산업 육성체계를 구축한다. 민간의 규제개선 건의 등을 위한 원스톱 창구 설치하고 범부처 차원에서 지난해 11월 수립한 메타버스 윤리원칙도 확산한다.
메타버스 서비스 활성화를 위한 제도 정비에도 나선다. 장애인평생교육시설 또는 사내대학 형태의 평생교육시설에서 메타버스를 활용한 교육을 하는 경우 시설요건이 적용되지 않도록 평생교육법 시행령을 개정한다. 정규교육 현장에서 VR(가상현실) 기기의 보급이 활발하지만 안전 중심의 지침으로 인해 메타버스 기반 교육 확산에 제약이 있어 왔다는 점을 고려해 메타버스 교육 활성화 방안(가이드라인)도 제시한다.
메타버스 내 가상상품 유통 등 새로운 상표 사용행위가 증가하고 있어 상표권 침해분쟁의 발생 가능성이 있다. 메타버스에서의 거래 등 디지털 환경에서의 새로운 상표 사용행위 관련 침해사례, 판례 등을 고려해 상표 제도를 정비하고 정당한 상표권을 보호한다. 메타버스 창작자의 지식재산권 보호 방안 마련을 위해 가이드라인을 제정하고 디지털 환경에서의 화상디자인 보호 제도개선 방안을 검토한다.
또 실감형 융합콘텐츠의 창출·공유를 위한 저작물 이용 활성화를 추진하고 가상공간 구축 관련 저작권 침해 방지 안내서를 마련하는 한편 경찰업무 중 AR(증강현실)을 사용할 수 있는 조항도 검토하기로 했다. 현행 규정상 신원확인, 수배차량 조회 등 긴급사실 조회 시 관계 경찰서 간 직접 경찰전화·전신 등으로만 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AR을 활용한 업무가 어렵다. 이에 AR 기기를 활용해 수배자·수배차량 조회가 가능하도록 '범죄수사자료조회규칙' 개정을 검토한다. 경찰이 수배자·수배차량 등을 조회할 때 AR 기기 사용이 가능해지면 경찰 업무의 효율성 향상과 시민 안전 증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규제 불확실성 해소에도 힘을 쏟는다. 개인영상정보의 안전한 활용기준을 마련하고 가상 아바타에 대한 성적 추행 관련 제도를 정비한다. 메타버스 플랫폼 내에서 발생하는 성범죄 유사행위에 관한 입법 논의, 성착취 상담 지원 등 제도를 정비해 가상세계의 성적 언동에 관한 국민 인식을 제고하고 건전한 메타버스 생태계를 조성한다.
아울러 글로벌 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국내 메타버스 플랫폼과 콘텐츠에 대한 게임 규제 가능성에 업계 부담이 가중되거나 산업 성장이 저해될 우려가 나온다는 점을 고려해 게임과 메타버스 구분을 위한 가이드라인 마련에도 착수한다. 이를 토대로 국내 메타버스 기업과 글로벌 기업이 동등하게 경쟁하는 기반을 조성하고, 메타버스 생태계 전반의 성장과 성숙을 유도한다는 구상이다.
이 밖에 중장기적 규제 이슈 선제적 발굴을 목표로 메타버스 내 개인정보 보호 원칙 및 처리기준 명확화, 국경 간 IP(지식재산권) 침해 분쟁 대비 국제적 논의 참여, 차량 내 메타버스 환경 구성을 위한 기술기준 신설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과기정통부는 메타버스의 잠재력과 활용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선제적 규제혁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보고 이번 규제혁신 방안을 준비했다. 메타버스는 사람들 간의 사회적 교류와 문화적 활동을 넘어 산업 전반으로 융·복합돼 광범위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되는 미래 신산업이다.
다만 과기정통부가 이날 발표한 메타버스 규제혁신 방안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서는 현재 국회에 계류돼 있는 '메타버스진흥 3법'이 신속히 통과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메타버스진흥 3법'은 김영식·허은아 국민의힘 의원과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법안으로 지난달 1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과한 바 있다. '메타버스진흥 3법'은 그간 모호했던 메타버스의 개념을 정의하고 이를 육성·지원하는 한편 업계 자율규체 체계를 명시한 것이 골자다. 현재 과방위 전체회의, 법제사법위원회, 본회의 등의 절차를 남겨놓고 있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민간이 혁신적 사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정부는 끊임없이 선제적 규제혁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선제적 규제혁신을 통해 메타버스 생태계를 활성화하고 경제·사회 전반의 혁신적 변화를 가속화해 우리나라가 메타버스 선도국가로 나아가는 토대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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