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싸움 끝 아내 목졸라 기절시킨 뒤 집에 불 질러 '사고'로 위장
하지만 검찰과 경찰의 수사 결과, 귀가했다가 불이 난 것을 보고 신고했다는 60대의 남편 A씨의 소행인 것으로 드러났다.
부부싸움 끝에 아내의 목을 졸라 의식을 잃게 한 뒤 집에 불을 질러 숨지게 한 A씨가 단순 화재 사고로 위장하려다 검경 수사에 덜미를 잡힌 것이다.
수원지검 여주지청 형사부(이정화 부장검사)는 현주건조물방화치사 혐의로 A씨를 지난달 28일 구속기소 했다고 3일 밝혔다.
A씨는 지난 1월 30일 오후 11시 30분쯤 여주시 가남읍 자신의 단독주택에서 아내 B씨와 부부싸움을 하다가, B씨의 목을 졸라 의식을 잃게 한 뒤 집에 불을 질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범행 후 직접 119에 신고를 하는 등 단순 화재 사고인 것처럼 위장했다. 하지만 경찰은 현장 감식에서 휘발유 등 인화 물질의 냄새가 나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B씨의 목뼈 일부가 골절된 사실이 드러나자 방화를 의심, 사건 발생 이틀 후인 지난달 1일 A씨를 긴급체포했다.
구속된 A씨를 넘겨받은 검찰은 CCTV 분석을 통해 A씨가 화재 발생 전 집에 인화성 물질로 추정되는 물체를 반입하는 것을 확인하는 등 결정적 증거를 찾아내 혐의를 밝혀냈다.
검찰은 또 A씨가 집에 불을 질렀을 당시에도 B씨의 숨이 멎지 않은 상태였다는 내용의 국과수 의견에 따라 A씨에게 현주건조물방화치사 혐의를 적용했다.
현주건조물방화치사죄의 법정형은 사형,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이다. 법정형이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인 살인죄보다 더 형이 무겁다.
A씨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언론에 단순 화재 사망 사고로 알려졌으나, 추가 수사를 통해 방화로 인한 화재임을 밝혔다"며 "앞으로도 중대 범죄에 대해 엄정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김대성기자 kdsung@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