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축정책·스타트업 둔화 영향
WP "세계 금융권 충격파 확산"
정부, 시장변동성 최소화 주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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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시장변동성 최소화 주력
![[기획] 국민연금도 SVB 파산에 306억 날렸다](http://contents.dt.co.kr/images/202303/2023031302100163066001[1].jpg "[기획] 국민연금도 SVB 파산에 306억 날렸다")
미국 스타트업 생태계의 자금줄 역할을 하던 실리콘밸리은행(SVB)의 파산 충격파가 전방위로 퍼지고 있다. 미국 역사상 두번째로 큰 규모의 은행 파산에 미국은 물론 각국 재무부는 사태를 주시하며 대응에 나섰다. SVB 파산이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고강도 긴축정책으로 인한 유동성 위축 때문이라는 주장에 힘이 실리며 향후 연준의 통화정책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정부는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12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거시경제·금융현안 관련 정례 간담회'를 열고 SVB 파산 사태가 은행 폐쇄로 이어져 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며 영향을 최소화하는데 주력키로 했다.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 저널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미 캘리포니아주 금융보호혁신국은 지난 10일(현지시간) 불충분한 유동성과 지급불능을 이유로 SVB를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파산 관재인으론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를 임명했다. FDIC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SVB의 총자산은 2090억달러, 총예금은 1754억달러다.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 본사를 둔 SVB는 1983년 설립돼 캘리포니아와 매사추세츠주 등에서 모두 17개의 지점을 운영해온 미국 16위 대형 은행이다. 주요 고객은 실리콘밸리의 기술 스타트업이다. 워싱턴포스트는 "미국 역사상 두번째로 큰 은행 파산에 대한 충격이 테크와 금융 세계 전체로 확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SVB 파산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미국 최대 저축은행 워싱턴뮤추얼 파산 이후 역대 두번째로 큰 규모다.
SVB의 위기는 지난해부터 본격화한 통화 긴축정책(기준금리 인상)과 기술 스타트업들의 성장 둔화에서 비롯했다. 스타트업들의 예금이 줄어든 탓에 신규 자금 유입이 끊긴 대신 예금을 인출해가는 기업들이 급증하면서 SVB는 인출 요구에 대응, 보유 자산을 헐값에 매각해야 했다. 보유 채권 가격이 금리 상승으로 급락한 탓이다.
지난 8일 대부분 미 국채로 구성된 매도가능증권(AFS·만기 전 매도할 의도로 매수한 채권과 주식)을 낮은 가격에 매각하며 18억달러 규모의 손실을 봤다고 밝혔다. 발표 직후 SVB 주식은 60% 이상 폭락했으며, 뱅크런(대규모 예금인출) 사태로 이어졌다. SVB는 22억5000만달러 규모의 증자 계획도 무산됐다.
SVB 파산 사태가 전세계로 번질 가능성과 각국 정부 개입이 없으면 스타트업들이 연쇄적으로 위기에 처할 것이라는 경고도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SVB가 영국과 캐나다를 포함해 중국, 덴마크, 독일, 인도, 이스라엘, 스웨덴 등에도 진출했다면서 이번 사태가 전 세계로 번질 가능성을 우려했다. SVB 영국지점도 파산 선언을 앞두고 있다. 약 180개의 영국 정보기술(IT)업체는 제레미 헌트 영국 재무장관에게 개입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지난 11일 SVB 파산과 관련해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와 대책을 논의했다. 캘리포니아주는 전날 겨울 폭풍 여파로 홍수, 산사태 피해에 이어 SVB 파산 사태까지 겹쳐 비상사태를 선포한 상태였다.SVB 파산으로 연준이 원성을 사게 되면서 재부상하고 있던 3월 '빅 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 가능성은 다소 수그러들었다. 금리 선물시장에서 연준이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은 60% 이상으로 뛴 반면, 0.50%포인트 인상 가능성은 68.3%에서 38%로 떨어졌다. 전날과는 완전히 반대된 흐름이다.
한편 국민연금 공단도 작년말 기준 10만795주의 SVB 주식을 보유중이다. 2319만 달러 (약 306억원)규모다.
이윤희기자 stel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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