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양극재의 핵심 소재인 전구체의 중국 의존도가 지난해 95.3%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 배터리 소재사들이 내재화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2024년에서야 생산 능력이 본격적으로 확대될 예정이어서 올해도 중국 의존도는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한국무역협회 수출입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구체의 중국산 비중은 95.3%에 달했다. 2020년 90.6%에서 2021년 93.7%에서 지난해 1.6%포인트 또 상승했다. 전구체는 니켈, 코발트, 망간 등 원재료를 조합한 화합물로, 전구체에 리튬을 배합하면 양극재가 최종적으로 생산되는 순서다. 양극재 생산에 필요한 핵심 소재임에도 대중국 의존도가 매우 높은 것이다.
전구체 수입 비중이 90%가 된 배경에는 중국업체들의 저가 공세와 한국업체들의 원가절감이라는 가격 논리가 결합한 결과로 풀이된다. 국내 양극재업체들이 전구체 일부를 자체 생산하거나 여전히 중국으로부터 수입하고 있어 전구체 무역수지는 적자 상황으로 알려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전구체가 없으면 양극재를 못 만들고, 양극재를 못 만들면 전지를 못 만든다"며 "하지만 중국제품이 한국보다 질이 떨어져도 가격이 싸다 보니 국내사들이 너도나도 중국에서 수입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국가에서 돈이 더 들더라도 국내 전구체 산업을 키워줬어야 하는데 미래를 보는 시각이 부족했던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에 국내업체들은 IRA를 계기로 전구체 생산량 증대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IRA는 배터리에 들어가는 핵심광물의 40% 이상을 미국이나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에서 채굴·가공해야 3750달러를, 북미에서 제조 또는 조립한 부품을 50% 이상 사용해야 나머지 3750달러를 받을 수 있도록 규정한다.
LG화학은 고려아연 계열사 켐코와 '한국전구체주식회사'를 설립해, 울산광역시 온산 산업단지에 2024년 2분기 양산을 목표로 전구체 공장을 건설 중이다. 양사가 합작해 건설 중인 공장의 생산능력은 IRA로 당초 2만톤에서 5만톤으로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에코프로비엠은 경북 포항에 공장을 둔 전구체 생산 계열사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생산능력을 현재 5만톤에서 2024년까지 3만톤을 추가적으로 증설할 예정이다. 해외 물량 역시 유럽 헝가리와 북미 지역 등에 공장을 추가로 설립할 계획이다.
김경훈 한국무역협회 연구위원은 "과거에도 내재화 움직임은 있었지만, 중국의 광물 원가경쟁력이 높다 보니 값싸게 들여오는 데 집중해왔다"며 "전구체가 양극재에서 차지하는 금액 비중도 높은 데다 양극재의 기술적인 측면에서 우위를 갖기 위해서라도 내재화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한나기자 park27@dt.co.kr
13일 한국무역협회 수출입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구체의 중국산 비중은 95.3%에 달했다. 2020년 90.6%에서 2021년 93.7%에서 지난해 1.6%포인트 또 상승했다. 전구체는 니켈, 코발트, 망간 등 원재료를 조합한 화합물로, 전구체에 리튬을 배합하면 양극재가 최종적으로 생산되는 순서다. 양극재 생산에 필요한 핵심 소재임에도 대중국 의존도가 매우 높은 것이다.
전구체 수입 비중이 90%가 된 배경에는 중국업체들의 저가 공세와 한국업체들의 원가절감이라는 가격 논리가 결합한 결과로 풀이된다. 국내 양극재업체들이 전구체 일부를 자체 생산하거나 여전히 중국으로부터 수입하고 있어 전구체 무역수지는 적자 상황으로 알려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전구체가 없으면 양극재를 못 만들고, 양극재를 못 만들면 전지를 못 만든다"며 "하지만 중국제품이 한국보다 질이 떨어져도 가격이 싸다 보니 국내사들이 너도나도 중국에서 수입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국가에서 돈이 더 들더라도 국내 전구체 산업을 키워줬어야 하는데 미래를 보는 시각이 부족했던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에 국내업체들은 IRA를 계기로 전구체 생산량 증대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IRA는 배터리에 들어가는 핵심광물의 40% 이상을 미국이나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에서 채굴·가공해야 3750달러를, 북미에서 제조 또는 조립한 부품을 50% 이상 사용해야 나머지 3750달러를 받을 수 있도록 규정한다.
LG화학은 고려아연 계열사 켐코와 '한국전구체주식회사'를 설립해, 울산광역시 온산 산업단지에 2024년 2분기 양산을 목표로 전구체 공장을 건설 중이다. 양사가 합작해 건설 중인 공장의 생산능력은 IRA로 당초 2만톤에서 5만톤으로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에코프로비엠은 경북 포항에 공장을 둔 전구체 생산 계열사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생산능력을 현재 5만톤에서 2024년까지 3만톤을 추가적으로 증설할 예정이다. 해외 물량 역시 유럽 헝가리와 북미 지역 등에 공장을 추가로 설립할 계획이다.
김경훈 한국무역협회 연구위원은 "과거에도 내재화 움직임은 있었지만, 중국의 광물 원가경쟁력이 높다 보니 값싸게 들여오는 데 집중해왔다"며 "전구체가 양극재에서 차지하는 금액 비중도 높은 데다 양극재의 기술적인 측면에서 우위를 갖기 위해서라도 내재화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한나기자 park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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