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 대전공장이 대규모 화재로 인해 일시 가동중단(셧다운)을 결정했다. 대전공장은 생산물량 기준으로 회사 글로벌 매출의 20%를 차지하고 있으며, 국내 판매 비중도 35%에 달한다. 이번 화재로 수천억원 규모의 수출 차질은 물론 내수시장에서도 '타이어 대란'이 우려된다.
한국타이어는 13일 대전공장 내 가류공정(타이어 반제품을 성형한 뒤 열을 가해 찌는 공정) 화재 발생으로 생산 중단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대전공장은 하루 생산량이 4만~4만5000개 수준으로 연간 생산 능력은 9000억~1조원 규모다.
화재는 대전공장 북쪽 2공장 가운데 위치한 가류공정에서 발생해 2공장의 물류동과 원료공장까지 확대됐다. 한국타이어는 화재가 난 2공장과 함께 1공장까지 모두 셧다운을 결정했다.
한국타이어는 국내에 대전과 충남 금산에 공장을 두고 있고, 해외에는 중국 3곳, 미국, 인도네시아, 헝가리 등에 생산 설비를 두고 있다. 대전과 금산공장 규모는 비슷하고 나머지 해외 공장의 매출 규모는 이들의 절반 안팎에 불과하다. 코로나19 이전 기준으로 대전공장의 생산 물량은 9500억원으로 글로벌 전체의 21%를 차지했다.
대전공장은 전체 생산된 타이어의 35%를 국내 완성차에 납품하고, 나머지 65%는 수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전공장이 셧다운을 결정하면서 국내 자동차 업계에 '타이어 대란'이 우려된다. 이번 화재로 신차용 타이어 21만개(신차 기준 5만2500대) 분량의 타이어가 불에 탄 것으로 알려져 당장의 공급부터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크다.
국내에선 한국타이어와 넥센타이어, 금호타이어 등 3개사가 타이어를 생산하고 있으며 이들 업체의 국내 판매비중은 90%다. 한국타이어가 매출 기준으로 30~40%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복구기간을 최대한 단축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았지만, 재가동 시점을 특정하지는 못했다. 업계에서는 화재 규모를 고려하면 연내에 개·보수 작업을 마무리하고 정상 가동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 화재는 지난 12일 오후 10시쯤부터 이날 오전 11시쯤에야 초진이 완료됐으며, 소방당국은 올 들어 처음으로 3단계 발령을 할 정도의 대규모 화재로 이어졌다.
한국타이어는 정확한 피해 규모 등을 파악한 뒤 국내외 다른 생산거점으로 물량을 분산할 방침이지만, 최근 반도체 수급난 완화로 글로벌 완성차들이 차량 생산을 늘리고 있어, 기존에 외국에서 계약한 공급 물량을 국내로 돌리기는 여의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현재 사고 경위와 피해상황을 확인 중"이라며 "경영진을 포함한 임직원이 조속한 사고 수습과 복구를 통해 손실을 최소화 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우진기자 jwj17@dt.co.kr
13일 오전 대전 대덕구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연기가 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