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사과의 비밀 1,2
아르망 지음/이야기동네 펴냄
아르망 지음/이야기동네 펴냄
![[논설실의 서가] 환상에 길을 낸 현실 탈출구](http://contents.dt.co.kr/images/202303/2023031402102369660002[1].jpg "[논설실의 서가] 환상에 길을 낸 현실 탈출구")
환상은 도피처만은 아니다. 씻김도 제공한다. '푸른 사과의 비밀'은 환상에 길을 내 현실을 벗어나게 해주면서도 새 세상으로 인도한다. 머릿속 몽상으로 그치는 게 아니라 현실을 지르밟게 해준다. 이채로운 상상의 픽션이자 우화요 '사실화(事實畵)'에 가깝다.
서울 마포구 합정동 절두산 기슭에 뱀파이어들이 집단 서식한다는 설정부터 시선을 끈다. 이 일대에 자주 출몰했는데, 아무도 눈치 채지 못했다는 것이다. 뱀파이어 원조의 이력도 특이하다. 뱀파이어 파스칼은 250년 전 프랑스 노르망디에서 조선으로 넘어왔다. 당시 프랑스는 흉년과 역병의 유행 탓에 굶주림에 지치고 광기에 사로잡힌 사람들이 인육까지 먹는 타락한 세상이었다. 파스칼은 의술로 병든 사람을 구하려 의사 수업을 받지만 무력감과 허무함을 느끼고 악마의 유혹에 빠진다.
인간으로서 절대 저질러선 안 될 악행을 범했다는 죄책감과 악몽에 시달리며, 하루를 살더라도 대낮의 따스함과 야밤의 고요함을 느끼며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진실한 삶을 살고 싶었다. 그래서 신에게 '다시 인간으로 살게 해달라'고 부르짖었다. 마침내 신의 부름을 받아, 그는 조선 땅으로 선교를 떠나는 토마스 신부와 주느비에브 수녀의 수호천사가 된다. 파스칼은 신의 뜻대로 조선 땅에 푸른 사과의 씨를 가져와 심는다. 파릇한 푸른 사과는 인류에게 사랑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신의 과일이다.
수많은 시간이 흘러, 파스칼은 합정동과 망원동 일대를 비행하며 상처받은 젊은 영혼들을 구한다. 그때 '발랄한 4차원 소녀'가 등장했다. 파스칼은 양화대교에서 몸을 던진 '강민주'를 구해내지만, 목덜미에 선명한 상처를 내고 만다. 민주가 과연 뱀파이어로 변할 수 있을까. 네이버 웹소설 첼린지리그에서 1위에 오른 작품이다. 베스트리그에서도 최단기에 상위권에 진입했다. 이규화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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