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내수침체에 여행 활성화
국내 관광객 100만명에 숙박비
기차 프로그램 '내일로' 할인
팸투어·농촌체험 상품도 개발
22개국에 'K-ETA' 한시 면제
수개월째 둔화하고 있는 수출에 더해 내수마저 위축되는 양상을 보이자 정부가 29일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특단의 내수대책을 꺼내들었다.
특히 코로나 확산세가 잦아들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 이번 대책은 국내 여행에 방점이 찍혔다.
이와 함께 소상공인과 지역상권 등 취약부문을 뒷받침하기 위한 각종 지원책도 대거 마련됐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민 관광과 소비여건 개선을 위해 인센티브를 확대하고 여행편의 제고 노력을 강화하겠다"며 "방한 관광객 1000만명 이상 회복을 목표로 입국·이동 편의 제고 등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내수 활력의 온기가 골목상권, 소상공인까지 확산되도록 취약부문 지원도 보강하겠다"고 강조했다.
◇국내 관광객 100만명에 3만원 숙박 쿠폰 지급= 정부는 숙박·여행 지원에 최대 600억원의 재정을 투입한다. 우선 국내 여행 숙소 예약 과정에서 할인 쿠폰을 지원할 방침이다. 야놀자 등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국내 숙박상품을 구매하면 3만원을 할인해주는 식이다.
KTX·관광열차의 운임도 최대 50%까지 내리기로 했다. 기차 자유여행 티켓인 '내일로' 패스와 지방행 항공권도 할인에 들어간다. 또 중소·중견기업 근로자 등 19만명에게는 국내 여행비 10만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참가 기업과 근로자가 각각 부담금을 내면 정부가 10만원을 추가 적립해 온라인몰에서 쓸 수 있게끔 지원하는 구조다.
전국 유명 지역축제들도 테마별로 연계해 개최된다. 보령에서 7~8월에 열리는 머드축제와 아시안컵 요트대회를 연계하는 안이 대표적인 사례다.
한국관광 100선을 테마별로 분류해 지역 연계 관광상품을 개발하고,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팸투어도 실시한다. 농촌체험 휴양마을을 여행 콘텐츠로 만들어 지역 유명축제와 연계한 농촌여행 할인상품(최대 30%)도 운영한다.
지역관광 콘텐츠를 확충하기 위해 드론쇼, 야간 수상레저 등 야간관광 특화도시 프로그램을 늘린다. 야간 창덕궁 달빛기행 입장규모도 올해 8500명까지 늘리고 주간 창덕궁 후원 일반관람은 연 10주로 대폭 확대한다.
동·서·남해안과 비무장지대(DMZ) 등을 연결하는 코리아 둘레길을 활성화하고, 접경지역 관광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외국인 관광객 1000만명 유치…항공편 증편= 정부는 이번 대책에서 방한 관광객 100만명 유치를 위한 비자제도 개선 방안도 내놨다. 한국과 사증면제협정을 맺거나 한국 무사증 입국이 가능한 110개국 국민이 관광·행사 참석 등의 목적으로 한국을 방문할 때 신청해야 하는 K-ETA는 미국 일본 대만 등 22개국을 대상으로 내년 말까지 면제할 방침이다. 고소득·고자산 외국인의 경우 국내 소득이 없더라도 1~2년간 국내에 체류할 수 있도록 하는 디지털노마드 비자와 외국인 청소년 대상 K-컬쳐 연수 비자도 조만간 신설된다.
국제항공 노선 조기 증편도 추진된다. 정부는 9월까지 한국과 중국·일본·동남아 등을 잇는 국제항공 노선을 코로나 유행 이전인 2019년 대비 80∼90% 수준으로 회복시켜 내수 진작을 꾀하기로 했다. 김해·대구·무안·양양·청주 등 지역 국제공항은 외국인 관광객 확대를 위해 신규 취항 항공기와 관광 전세기의 공항시설 사용료를 면제해주고, 운항 지원금을 늘리기로 했다.
아울러 방한 관광객들의 즐길거리를 늘리는 차원에서 한류 테마와 연결된 관광코스를 개발하고 상품화도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온누리상품권 개인 구매한도 상향…먹거리 할인= 그간 명절 등에 한해서만 실시되던 온누리상품권 특별판매는 내달부터 연중 진행된다. 상품권 월 구매한도도 지류는 5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카드는 100만원에서 150만원으로, 모바일은 50만원에서 150만원으로 각각 상향된다. 정부는 먹거리 부담이 내수를 제약하지 않도록 주요 농·축·수산물 품목에 대한 170억원 규모의 할인 행사에도 돌입한다. 지원 한도는 1인당 1만원(전통시장 2만~4만원)이다. 가격 추이에 따라 할인 품목을 선정할 계획이다.김동준기자 blaams@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