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우산업개발, 인상분 적용 위해
일방적 계약 파기로 1년 미뤄
입주자 "분양가 올라 피해 커"
일방적 계약 파기로 1년 미뤄
입주자 "분양가 올라 피해 커"
충북 충주시 한 공공건설 임대주택에서 분양전환을 두고 사업자와 입주자 간 갈등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인허가청인 충주시는 모집공고와 임대기간 변경에 문제가 없다며 분양전환 연장을 사실상 승인했다.
2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충주기업도시 신우 희가로 스테이아파트'의 사업주체인 신우산업개발은 최근 입주자들에게 임대계약 1년 연장을 요구했다. 당초 의무임대기간 5년이 지난 올해 1월 임대계약 종료 후 분양전환을 약속했지만, 계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했다.
이 단지는 주택도시기금이 투입된 공공건설 임대주택이다. 기금으로 건설사업자금을 저금리에 대여해주는 대신, 5년동안 임대아파트를 공급한 뒤 분양으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공공건설 임대주택 사업을 위해서는 지자체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승인이 필요하다.
공공성을 띤 사업이지만 사업자가 분양가를 올리기 위해 일방적으로 임대기간을 연장했고, 지자체는 이를 승인해줬다. 올해 개정된 '공공건설 임대주택 표준건축비' 인상분을 적용받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개정으로 공공건설 임대주택 표준건축비는 2016년 이후 7년 만에 3.3㎡당 약 30만원 인상됐다. 시행일(2월 1일)을 기준으로 분양전환을 신청하는 단지부터 인상된 공사비를 적용할 수 있다.
총 741세대에 달하는 신우 희가로 스테이아파트의 경우 한 달여 차이로 세대당 약 1000만원의 차액이 발생한다. 또 임대기간 연장으로 표준건축비와 함께 분양가 산정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는 '감정평가액' 상승도 예상된다.
시행사 관계자는 "현재 건설원가와 분양가 산정을 위한 평가를 진행 중"이라며 "정확한 금액이 나오면 분양가를 결정해 6~8월 중 분양전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모집공고와 계약서상 내용이 다른 '이면계약' 정황도 포착됐다. 사업자는 임대차계약 체결 당시 올해 1월 15일 분양전환을 한다는 내용과, 확정 분양가를 명시했다. 모집공고상 분양전환 시기는 의무임대기간(5년) 이후, 분양가는 감정평가법인 2곳의 평가액을 기준으로 산정한다고 돼있다.
인허가청 승인이 필요한 모집공고 및 임대사업 내용과 전혀 다른 계약서를 작성했지만, 충주시는 이에 대해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임대계약 연장 역시 사업자와 입주자 간 동의로 계약이 체결된 것에 대해 신고만 하면 문제가 없다는 것이 충주시의 입장이다.
법조계 관계자들은 모집공고와 계약서상 차이가 있다면 계약서 내용이 우선시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만약 이 차이로 인한 손해가 발생할 경우 시행자 측이 계약자에게 이를 변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충주시청 관계자는 "만약 모집공고와 다른 내용의 계약이 체결됐다면 이는 이면계약으로 시청이 확인하기 어려운 내용"이라며 "사업자가 계약변경 내용을 신고했고, 법적인 문제가 없어 이를 승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남석기자 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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