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수 부족이 심상찮다. 2일 기획재정부의 국세수입 현황에 따르면 올해 1∼2월 국세수입은 54조2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5조7000억원이나 줄었다. 양도소득세, 증권거래세, 부가가치세 등이 덜 걷혔기 때문이다. 불황기라 세수 감소는 예상했던 일이지만 문제는 감소폭이 너무 크다는 점이다. 이미 16조원 가까이 줄었다. 하지만 세수 결손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우선 법인세 감소다. 최근 상황은 법인세수에 우호적이지 않다. 기업들이 글로벌 경기둔화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줄줄이 '어닝 쇼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법인세는 더 줄것으로 우려된다. 'K칩스법'으로 반도체 등 국가전략기술에 투자하는 기업에 파격적인 세액공제 혜택을 주기로 한 탓이다. 종합부동산세 세수도 수조원 가까이 감소할 전망이다. 주택가격이 내려가면서 공시가격이 하락한 데다 정부의 공제·세율 조정과 2주택 중과 해제 등의 효과까지 겹치기 때문이다.
기재부는 하반기에 경기가 회복되면 세수가 늘 것이라는 낙관론을 펴지만 냉정하게 판단하면 그 반대가 될 것 같다. 경기 악화, 자산시장 침체, 각종 감세 정책 등을 보면 세수가 늘어날 가능성은 낮다. 지난 2019년 이후 4년 만에 '세수 결손'이 발생하는 것이다. 추정되는 세입예산 대비 세수 결손 규모는 최소한 20조원이다. 정부 역할이 긴요해졌다. 이럴때일수록 경기 활성화 방안을 찾으면서 나라 곳간을 더 엄격하게 관리해야 한다. 경기가 좋아지면 세수가 늘 수 밖에 없다. 민간·시장 중심으로 경제를 운용해 회복의 불씨를 살려나가야 한다. 규제개혁, 노동개혁도 화급하다. 기업들이 족쇄에서 풀려나 마음 놓고 투자에 나선다면 새로운 성장의 추동력을 얻을 수 있다.
동시에 허리띠도 졸라매야 한다. 포퓰리즘 퍼주기는 금물이다. 내년 4월 총선 표심을 의식해 선심 정책을 폈다가는 혈세가 추가로 빠져나간다. 비효율적인 예산 사업을 철저히 가려내어 나라 곳간을 보다 엄격하게 관리해야 하는 것이다. 결국 경기진작·재정건전성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해결된다. 물론 쉽지 않은 과제다. 원칙에 충실하되 유연한 사고와 창의성을 가져야만 달성할 수 있다. 실효성 없는 땜질 처방이나 재탕 대책으론 어림없다. 도식적이고 뻔한 정책에서 벗어난다면 길은 보인다.
![[사설] 세수 부족 빨간불…경기진작·건전재정 두 마리 토끼 잡아야](//contents.dt.co.kr/images/202304/2023040302102369061002[1].jpg "[사설] 세수 부족 빨간불…경기진작·건전재정 두 마리 토끼 잡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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