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 재확인한 4·5 재보선…민주 출신 이상직 당선무효 전주을 진보당 강성희 당선
與 귀책 창녕군수 보선, 여권 무소속 당선…지방의회, 울산 남구 나선거구서만 반전
울산교육감 故 노옥희 배우자 천창수 당선, 과반득표로 진보 굳히기
전국 9곳에서 치른 4·5 재보궐선거에서 여야 각 진영은 대부분 텃밭을 사수했다. 유일한 국회의원 선거인 전북 전주을 재선거에서 옛 통합진보당 후신 격인 진보당(민중당에서 당명 변경) 강성희 후보가 당선됐다. 더불어민주당은 당 출신 이상직 전 의원이 당선무효형을 받아 치른 재선거인만큼 무공천했지만, 진보정당 원내 재진입으로 귀결됐다.
6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개표 결과, 전주을은 26.8%의 낮은 투표율(16만6922명 중 4만4729명)을 기록한 가운데 39.07%를 얻은 강성희 진보당 후보가 당선됐다. "전주를 반미(反美) 투쟁기지로 만들 순 없다"며 맞서온 임정엽 무소속 후보(득표율 32.11%)를 제쳤다. 안해욱 무소속 후보가 10.14%, 김경민 국민의힘 후보는 8.0%로 3·4위에 올랐다.
4·5 재보선 전북 전주을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당선된 진보당 강성희(50) 후보가 두 팔을 들어 보이고 있다.<연합뉴스>
강성희 당선인은 한국외국어대 언어인지과학과를 졸업했으며 진보당 대출금리인하 운동본부장과 전북도당 민생특위 위원장 등을 맡아왔다. 2003년부터 현대자동차 전주공장에서 비정규직 노조를 만들어 정규직화를 끌어낸 노동조합 간부 출신이며, 민주노총 산하 전국택배노조 전북지부 사무국장을 지냈다. 주 35시간 근로 제한 등을 공약했다.
강 당선인은 "저의 당선은 개인 강성희의 승리, 진보당의 승리를 넘어서 전주시민의 위대한 승리"라고 당선 소감을 전했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를 심판하고 새로운 정치를 향한 전주시민의 열망이 진보당 강성희로 표출된 것이라 생각한다"며 "진보 민주 세력의 단결로 검찰 독재에 맞서 싸워 이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전직 단체장이 극단 선택을 해 치른 경남 창녕군수 보궐선거는 57.47%로 높은 투표율(5만2427 중 3만135명)을 나타냈다. 귀책을 인정한 국민의힘이 무공천했지만 당 출신 무소속 후보 6명이 나섰고, 경남도의원 출신 성낙인 당선인(득표율 24.21%)이 1~4위 박빙 속 신승했다. 성기욱 후보(10.77%)는 5위에 그쳤다.
성낙인 당선인은 창녕군이 고향이자 창녕군청에서만 34년을 근무한 지역 토박이다. 1984년 9급 공무원부터 시작해 홍보계장, 우포늪관리사업소장, 대합면장, 군청 과장 등을 거쳐 2017년 창녕읍장으로 정년퇴임했다. 2018년 자유한국당 공천을 받아 경남도의원(창녕1 선거구)에 당선됐고, 2022년 무투표 당선으로 재선에 성공했다.
광역의원 선거는 2곳에서 진행됐다. 성 당선인이 직을 내려놓은 창녕1 선거구 경남도의원 보선은 재보선 최고 투표율 59.32%(2만6382명 중 1만5651명)를 기록한 가운데 4명의 후보 중 국민의힘 소속 이경재 당선인이 50.33%를 득표했다. 2위는 24.25%를 득표한 우서영 민주당 후보로, 민주당의 창녕군수 선거 대비 양호한 성적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
반면 경북 구미시 4선거구 보선은 16.93%(3만9820명 중 6744명)로 이번 재보선 최저 투표율을 기록했다. 국민의힘 소속 김일수 당선인이 64.95%를 득표했고, 양자대결 맞수였던 채한성 민주당 후보는 득표율 35.04%로 고배를 마셨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 마을에서 민주당은 이재명 당대표가 지원 유세에도 나서는 등 공들였지만 역부족이었다.
기초의원 선거에선 일부 반전이 보였다. 임기 시작 8일 만에 국민의힘 소속 고(故) 김부영 구의원이 급작스럽게 병사해 보선을 치른 울산 남구 나선거구에서 민주당 구의원이 배출됐다. 투표율 33.75%(3만8228명 중 1만2903명)를 기록한 가운데 민주당 최덕종 당선인(득표율 50.60%)이 불과 153표 차이로 신상현 국민의힘 후보(49.39%)를 꺾었다.
충북 청주시나선거구에선 국민의힘 이상조 당선인(득표율 48.38%)이 박한상 민주당 후보(40.63%)를 눌렀고, 전북 군산시 나선거구 보선은 민주당 우종삼 당선인(37.77%)이 윤요섭 무소속 후보(31.59%) 등을 제쳤고 국민의힘 후보는 4위에 그쳤다. 경북 포항시 나선거구는 국민의힘 김상백 당선인(58.49%)이 맞대결에서 승리했다.
천창수 울산광역시교육감 보궐선거 후보가 6일 오전 울산시 남구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당선이 확실시되자 꽃목걸이를 걸고 환호하고 있다.<연합뉴스>
지난해 12월 노옥희 전 교육감이 급거 사망해 치르게 된 울산광역시교육감 보선은 그의 배우자이자 같은 진보진영의 천창수 교육감이 61.94%를 득표해 당선됐다. 보수성향 김주홍 후보는 38.05% 득표로 고배를 마셨다. 투표율은 26.49%(93만7216명 중 24만8332명)다. 한편 이번 재보선 당선인들의 임기는 당선이 확정된 순간부터 시작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