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예금보호 대상 해당 안돼
금융당국 관리 사각지대 놓여
MG "상환준비금 14.8조 보유
5000만원 한도보장" 해명에도
예금자 "돈 빼야하나요" 걱정
금융당국 관리 사각지대 놓여
MG "상환준비금 14.8조 보유
5000만원 한도보장" 해명에도
예금자 "돈 빼야하나요" 걱정
![[기획] 새마을금고, 서민 돈 받아 부동산대출 `펑펑`… 예금자 "불안"](http://contents.dt.co.kr/images/202304/2023041302100363074001[1].jpg "[기획] 새마을금고, 서민 돈 받아 부동산대출 `펑펑`… 예금자 \"불안\"")
새마을금고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면서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새마을금고에서 예금을 빼야 하는지 묻는 질문이 이어지고 있다. 새마을금고는 광고 등을 통해 적극 진화에 나서고 있지만 고객들의 불안감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는 분위기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새마을금고는 은행이나 저축은행 같은 예금보험공사(예보)에 보험료를 납부하는 예금보호 대상 금융회사(부보금융회사)가 아니다. 은행이나 저축은행 등은 정부기관인 예보가 1인당 5000만원까지 지급을 보장하지만, 새마을금고는 정부가 예금지급을 보장하진 않는다는 뜻이다. 대신 새마을금고는 자체적으로 5000만원까지 예금자를 보호하고 있다.
새마을금고는 최근 신문광고 등을 통해 이같은 사실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새마을금고는 광고에서 "예금자보호준비금과 지불준비금 합계액 14조8000억원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이 금액은 251조원에 달하는 새마을금고 전체 수신에 비하면 5%를 조금 넘는 수준에 그친다. 또한 예금자보호준비금과 지불준비금의 성격이 다른 점을 감안하면 예금자보호제도로 14조8000억원을 보호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오해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특정 금고가 파산이나 해산하는 경우 예금자보호준비금을 통해 5000만원까지 예금자보호금을 지급할 수 있지만, 지불준비금은 이같은 상황에 이르기 전에 지급되는 성격의 자금이다. 실제 새마을금고중앙회의 예금자보호준비금은 2조4000억원 수준이고, 지불준비금이 12조4000억원 규모다. 다만 새마을금고 측은 예금자보호준비금이 부족한 경우 '국가로부터 차입'이 가능한다. 하지만 이 역시 정부의 동의가 필요하고, 5000만원이 넘는 금액까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감독기관이 행정안전부인 까닭에 한국은행으로부터도 지원받을 수 없다.
새마을금고 부실 우려가 높아지면서 금융당국의 감독에서 벗어나 있는 현재 체계를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부동산 대출 시장의 큰 손으로 불리는 새마을금고가 관련 대출을 적극적으로 확대한 가운데 부동산 시장 침체로 위기를 가속화시킨 측면이 크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이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금융권의 부동산 PF 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129조9000억원으로, 전년 말(112조6000억원) 대비 17조3000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연체율은 0.37%에서 1.19%로 0.82%포인트(p) 뛰었다.
업권별로 보면 은행의 부동산 PF 대출 잔액은 6조8000억원 증가한 39조원, 보험사는 2조3000억원 늘어난 44조3000억원, 여신전문금융사가 7조3000억원 증가한 26조8000억원, 저축은행은 1조원 늘어난 10조5000억원이다. 증권사와 상호금융은 각각 1000억원 감소한 4조5000억원, 4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증권사와 상호금융의 대출 잔액이 줄어든 것은 지난해부터 부동산 PF 대출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금융당국이 적극적인 관리에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하지만 행안부의 관리를 받는 새마을금고에는 금감원의 손길이 미치지 못했다.
또한 새마을금고는 부동산 PF 대출이 없다고 주장하지만, 새마을금고가 취급하는 관리형토지신탁 대출이 사실상 부동산 PF와 다를 바 없다는 지적이다.
앞서 한은은 비은행 금융기관의 부동산 PF 익스포저(위험노출액) 현황을 발표하면서 농협·수협·신협·산림조합 등 상호금융 대부분을 포함했지만 새마을금고 관련 내용은 빠져 있었다. 한은은 상호금융권에 대한 자료를 금감원을 통해 받고 있지만. 새마을금고는 금감원 관리 대상이 아닌 탓이다. 금감원이 금융감독에 필요한 자료를 제때 확보하기 힘들다는 뜻이다.
이에 대해 새마을금고는 한은에 관련 자료를 충실히 제출하고 있고, PF 대출 내역은 없는 것으로 제출됐다고 해명했다. 새마을금고에서 취급되는 관리형토지신탁은 일반적인 PF와 달리 신탁사의 관리하에 자금이 통제되는 보다 안전한 방식으로 지난 1월 말 기준 연체율이 0.71%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금융권의 시각은 다르다. 관리형토지신탁도 부동산 관련 대출이기 때문에 부동산 시장 침체에 따른 부실 우려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새마을금고는 감독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언급하기 조심스럽지만 관리형토지신탁을 부동산 PF 대출과 다르게 보기는 어렵다"며 "사실상 부동산 PF의 일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새마을금고를 포함해 상호금융권의 건전성 관리를 위해 대손충당금 적립률을 상향해 손실흡수능력을 높이기로 했지만, 행안부와 협의가 필요한 부분이다. 행안부는 더구나 금융감독의 전문가라고 보기는 어렵다.이복현 금감원장도 이날 새마을금고에 대해 "행안부 소관이지만 우리 금융 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이 있기 때문에 남의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계속 챙겨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새마을금고를 금융당국이 관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지만 행안부의 반대로 번번이 무산됐다. 국회의원들도 지역 표를 감안해 새마을금고 편을 들고 있다. 행안부 입장에서는 새마을금고를 산하에 둠으로써 얻을 수 있는 자리가 늘어나는 측면도 있다. 석병훈 이화여대 교수(경제학)는 "금융기관인 새마을금고를 행안부에서 감독하고 있다는 점은 상식적이지 않다"면서 "과거와 다르게 금융산업이 복잡해지고 '디지털 뱅크런' 등 새로운 현상도 나타나는 상황에서 금융당국이 통합해 일괄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강길홍기자 slize@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