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선에 적용할 선거제 개편안을 논의하기 위한 국회 전원위원회(전원위)가 12일 사흘째 난상토론을 이어갔지만, 정작 현직 의원은 '선거제 개혁' 논의에 관심이 없었다.
이날 전원위 토론에 나선 의원은 24명이다. 토론 시작 전 국회 본회의장을 찾은 의원들은 30여명 남짓이었다. 토론 참석 의원을 제외하곤 거의 참석하지 않은 것이다.
전원위 토론이 진행되는 시간에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좋은 정치를 위해서는 좋은 제도와 올바른 운용이 필요하다'는 제하의 입장문을 내고 내실 있는 선거제 개혁 토론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개인 의견들만 제시하다가 전원위가 끝난다면 국회는 무능력해 보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안 의원은 "지난 이틀 동안의 전원위에는 토론도 합의도 없었다"며 "의석수를 늘리거나 줄이자는 의견부터 비례대표를 늘리거나 폐지하자는 의견, 소선거구제를 유지하거나 도농복합, 즉 도시에는 중선거구제, 농촌에는 소선거구제를 도입하자는 의견에 이르기까지 각 의원 개인의 의견들이 무질서하게 쏟아져 나왔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무질서한 의견들에 질서를 부여하는 것이 제도인데, 지금까지의 전원위는 그러한 역할을 하지 못했다"며 "의견이 제시됨에 따라 사안의 경중을 뽑아내고 방향을 잡아가는 과정이 없이, 국회의원 개인들의 다양한 의견들 제시되기만 하는 회의에 참석률이 점점 저조해지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선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가 마련한 결의안을 토대로 중대선거구제 도입 여부와 비례대표제 개편 방식 등에 대해 토론이 벌어졌다. 여야는 선거제 개편을 통해 고질적 병폐인 지역주의를 타파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지만, 각론에선 첨예한 입장 차를 드러냈다.
김경협 민주당 의원은 "시급한 위성정당 문제를 해결하고 지역 독점 구도를 완화할 수 있는 최소한의 구간이라도 제안하고 싶다"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말씀처럼 지역 대결 구도를 타파하고 정치가 정상화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은 "우리 정치 발전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은 지역주의"라며 "과거 노 전 대통령은 물론 이 전 대통령 역시 소선구제로는 화합을 이룰 수 없다고 했다. 윤 대통령 또한 중대선거구제 도입 필요성에 대해 언급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국회의원 정수를 300명으로 유지하되 지역구와 비례대표 수를 4대 1, 240대 60석으로 조정하자고 제안했다. 반면 박 의원은 도농복합형 선거구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제시하며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채택하되 개방형으로 하자고 말했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12일 오후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 방청석에서 견학 온 초등학생들이 전원위원회(이하 전원위)를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12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2차 국회의원 선거제도 개선에 관한 결의안 심사를 위한 전원위원회(이하 전원위)가 열리는 가운데 의석 상당수가 비어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