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방 용도로 오피스텔을 빌린 고등학생들이 공부 대신 2억원대 마약을 유통하다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인천지검 마약범죄특별수사팀(팀장 김연실 부장검사)은 16일 A씨 등 3명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향정)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A씨 등은 2021년 10월부터 2022년 7월까지 텔레그램을 통해 필로폰 등 시가 2억7000만원 상당의 마약을 판매하거나 소지·투약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텔레그램을 통해 알게 된 마약 판매상으로부터 범행 수법을 전수받은 뒤 또래들을 공범으로 포섭했다.
이들은 범행 당시 고3 학생들로, 일당 중 한 명이 부모에게 "공부방이 필요하다"며 임차한 오피스텔에서 모여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A군 등은 범행 과정에서 익명성이 보장되는 텔레그램과 자금 추적이 어려운 가상화폐를 이용했다. 마약 판매는 온라인으로 성인 6명을 고용해 이른바 '던지기' 방식을 이용했다.
던지기는 마약 운반책(드라퍼)이 특정 장소에 마약을 숨겨두고 구매자에게 위치를 알려주는 방식이다. 이같은 방식으로 1억2200만원 상당의 수익을 챙겼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경찰로부터 사건을 송치받은 뒤 보완 수사를 벌였고, A군 등 2명이 나머지 1명의 마약 판매 수익금 3200만원을 빼앗은 뒤 새로운 마약 판매 계정을 개설·운영한 사실도 확인했다.
이들은 수사 중에도 필로폰과 대마를 투약하기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불구속 상태로 수사를 받던 3명을 모두 구속했다.
검찰 관계자는 "SNS의 익명성·비대면성을 이용한 마약 범죄가 급증하고 있으며 10∼20대도 마약 유통에 가담하고 있다"며 "미성년자, 초범이라고 해도 마약범죄를 확산시킨 경우 절대 선처 없이 엄벌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 청소년들의 마약범죄가 급증하면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4차 시도 부교육감 회의를 열고 "보다 실효성 있는 마약 예방교육과 가정과 연계된 지도 등 각 시도 교육청과 학교에서 (마약으로부터) 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강길홍기자 slize@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