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낸스, 코인베이스, 크라켄 등 해외 가상자산거래소에 5억원 이상의 코인을 보유하고 있다면 내달 과세당국에 신고해야 한다. 올해부터 해외금융계좌 신고대상에 가상자산계좌가 포함되기 때문이다.
22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업비트와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 등 국내 5대 가상자산거래소는 최근 일제히 해외금융계좌 신고 안내를 공지했다.
이들은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 제 52조 개정으로 올해 신고분부터 신고대상 해외금융계좌에 해외가상자산사업자등에 개설한 해외가상자산계좌가 포함됐다"며 "2022년 중 해외금융계좌(해외가상자산계좌 포함)를 5억원 초과 보유해 신고대상자에 해당될 경우 신고기간 내에 반드시 신고해 미.과소신고에 따른 (과태료, 명단공개, 형사처벌 등) 불이익을 받는 일이 없도록 주의해달라"고 안내했다.
해외금융계좌 신고제도란 거주자 또는 내국법인이 보유한 모든 해외금융계좌 잔액의 합이 5억원을 초과하는 경우 계좌정보를 매년 6월 세무서에 신고하는 제도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매월 말일 중 하루라도 해외금융계좌(해외가상자산계좌 포함) 잔액의 합계액이 전체잔액의 합계액이 5억원을 초과한 경우 올해 신고 대상이 된다.
대상자는 오는 6월(1∼30일) 보유계좌정보를 홈택스, 손택스로 전자신고하거나 신고서에 기재해 납세지 관할 세무서에 제출하면 된다.
신고 의무를 위반할 경우 미신고금액의 10∼20%의 과태료(20억원 한도)를 부과하며, 미신고금액이 50억원을 초과하면 인적사항 등 명단이 공개되고 2년 이하 징역 또는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한편 올해부터 특정금융정보법상 가상자산 등 거래를 위해 개설한 계좌가 신고 대상에 포함되는 만큼, 해외 거액 코인 투자자의 실태도 처음으로 드러날 전망이다. 기존에는 은행 예·적금 계좌, 주식이나 파생상품 거래 계좌 등만 대상이었다.
원화 입출금이 가능한 국내 5대 거래소에서는 코인 현물 거래만 가능하고 선물 거래는 할 수 없지만 해외거래소에서는 고위험·고수익의 파생상품 거래가 가능해 해외로 이탈한 투자자가 많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실명 계좌 인증을 해야 하는 국내와 달리 해외 거래소는 과세당국의 추적이 어려워 재산은닉 창구로 이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왔다.
일각에서는 최근 거액의 코인 보유 논란이 불거진 김남국 무소속 의원의 신고 여부에도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김 의원도 해외 거래소 계좌에 5억원 이상의 코인을 보유하고 있다면 마찬가지로 신고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가상자산거래소 관계자는 "지금까지 김 의원의 가상자산 투자 규모를 봤을 때 해외에도 거래소 계좌를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이번 신고제도 도입으로 그동안 깜깜이였던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 거래소 이용에 대한 윤곽이 드러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하연기자 summer@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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