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킹 호스' 방식 매각 추진…진행 빠르면 6개월 내 종결 가능
인수 예정자 정해지면 법원 허가 얻어 인수·합병 진행
인수 예정자 정해지면 법원 허가 얻어 인수·합병 진행
앞서 지난 주 플라이강원이 신청 예고와 함께 운행중단을 발표하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19일 "회생신청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는 물론, 심지어 회생신청을 하기로 결정한 당일 아침까지도 예약금을 받아 챙겼다"며 "소비자들에게 무책임한 것을 넘어 악질적인 사기행위다. 먹튀말라"고 질타한 바 있다.
23일 업계 등에 따르면, 플라이강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매출 감소와 누적된 부채와 운항 중단에 따른 유동성 부족으로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2022년 말부터 추진한 투자 협상도 결렬된터라 경영진의 자구노력만으로는 재무구조 개선 및 경영정상화가 불가능하다는 사유다.
이에 따라 서울회생법원이 보전 처분 및 포괄적 금지 명령을 내리면 플라이강원은 '스토킹 호스'(Stalking Horse) 방식으로 M&A(인수·합병)를 진행할 계획이다.
사냥꾼이 사냥감을 안심시키기 위해 자신이 타던 말을 먼저 보내고 쫓아간다는 의미의 '스토킹 호스'는 인수 예정자와 사전 계약을 한 뒤 공개경쟁 입찰을 병행하는 방식을 말한다.
업계에서는 인수 예정자만 빨리 나온다면 플라이강원의 회생 절차는 6개월 이내에 종결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
플라이강원의 국제선 운항은 지난 3일부터 끊겼고, 지난 20일부터 6월 30일까지는 국내선 운항이 전면 중단됐다. 60일 이상 운항 중단 시 면허가 박탈될 수 있어 6월말까지로 기한을 정해둔 것으로 보인다. 만약 6월 중 기업회생이 받아들여진다면 7월 운항 재개도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선 운항을 전면 중단에 이용객들도 불편을 겪고 있다. 현재 항공사 측은 구매한 항공권 요금은 전액 환불하고, 별도 항공편을 이용할 수 있도록 편도 당 10만원 이내의 배상금을 지급한다고 알렸다. 오는 24일까지는 양양공항~원주공항 간 임시 무료 셔틀버스는 하루 2차례 운영하고, 원주공항 외 다른 공항을 선택한 고객에게는 1인당 3만원을 지급한다.
한편 이번 사태로 양양공항을 통한 외국인 관광객 유치와 일자리 창출 등의 파급 효과를 기대했던 지방자치단체의 전략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강원도는 2002년 개항 후 '유령 공항'이라는 오명까지 얻었던 양양공항을 활성화하기 위해 플라이강원 출범 이후 145억원에 이르는 재정지원금을 지원한 바 있다.
올해는 국토교통부, 양양군 등과 항공화물운송사업 재정지원금을 신설하고 22억원에 달하는 예산을 확보했다. 이와 함께 2026년까지 화물터미널 구축에 307억원을 투자하고, 외국인 단체 관광객 무사증 입국제도를 내년 5월까지 1년 더 연장하기로 했다.
올해 20억원에 이르는 재정지원금을 지원한 양양군은 플라이강원의 기업회생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이를 회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다만 현금으로 회수하기는 사실상 어려운 만큼 군 소유 부지에 건립한 플라이강원의 사옥을 가압류하는 방안을 살펴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연기자 enero2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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