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병인 "기저귀 자주 갈아야 해서...매트 항문에 넣었다"
가족 "환자가 파킨슨병 앓고 있어, 의사표현 못한 채 고통"
경찰, 구속영장 신청
가족 "환자가 파킨슨병 앓고 있어, 의사표현 못한 채 고통"
경찰, 구속영장 신청
인천 남동경찰서는 25일 장애인복지법 위반 혐의로 간병인 A(68)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인천 모 요양병원에서 일하는 A씨는 지난달 21일부터 지난 4일 사이 환자 B(64)씨의 항문에 수 차례에 걸쳐 배변 매트 4장을 집어넣은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경찰에서 "B씨가 묽은 변을 봐서 기저귀를 자주 갈아야 했다"며 "변 처리를 쉽게 하려고 매트 조각을 항문에 넣었다"고 진술했다.
A씨는 평소 병상에 까는 배변 매트를 가로와 세로 각 25㎝ 크기의 사각형 모양으로 잘라 환자 신체를 닦을 때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 가족은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B씨가 제대로 의사 표현조차 하지 못한 채 2주 동안 악몽 같은 시간을 보냈다"며 분개했다.
피해자의 딸 C씨는 "아버지가 대변을 보지 않아 걱정하던 중에 항문 쪽에 초록색 물체가 보여 잡아당겼더니 배변 매트 2장이 나왔다"며 "그전까지 항문이 막혀 있어 조금만 늦었어도 장 괴사나 파열이 올 뻔했다"고 말했다.
그는 "아버지가 당초 흡인성 폐렴 증상을 보여 요양병원으로 모셨는데 불과 2주 만에 몸 상태가 눈에 띄게 안 좋아졌다"며 "대학병원으로 옮긴 뒤에야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졌다는 걸 알았다"고 밝혔다.
C씨가 배변 매트를 발견한 다음 날에도 B씨의 항문에서는 매트 조각 1장이 추가로 나왔다. 경찰 수사 과정에서 요양병원 간호사가 또 다른 매트 조각을 빼낸 것으로 확인돼 최소 4장이 B씨의 몸속에서 발견됐다.
C씨는 "시기상 요양병원 간호사가 제일 먼저 매트 조각을 발견했지만, 별다른 후속 조치가 이뤄지지 않아 간병인의 범행이 계속됐다"며 병원 측의 초기 대응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경찰은 B씨 가족으로부터 고소장을 접수해 수사에 나섰고, A씨가 강제로 B씨 몸속에 배변 매트를 집어넣어 폭행했다고 판단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의 행위를 장애인에 대한 폭행으로 판단했다"며 "남은 절차를 마무리하면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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