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부진에 枯死위기
요지부동 법규에 성장 차단돼
경영안정 위해 고강도 구조조정
조만간 합병안 확정해 발표할듯
진·카카오모빌리티도 실적부진
요지부동 법규에 성장 차단돼
경영안정 위해 고강도 구조조정
조만간 합병안 확정해 발표할듯
진·카카오모빌리티도 실적부진
15일 모빌리티 업계에 따르면 타다의 운영사 브이씨엔씨(VCNC)는 인력을 절반으로 줄이는 고강도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VCNC는 전날 공지를 올리고 사내 구성원들에게 희망퇴직을 안내했다. 현재 인원(80~90명)의 최소 50%로 감축하는 것이 골자로 일주일 간 희망퇴직을 받는다. 희망퇴직에 서명하면 회사 출근을 하지 않아도 되며 오는 30일자로 퇴사 처리가 된다. 이들에게는 2개월치 월급을 지급하며 희망퇴직자가 현재 인원의 50% 미만에 그칠 경우 별도의 권고사직을 진행할 방침이다.
타다의 이번 희망퇴직은 경영 안정화 차원이다. 2020년 국회를 통과한 '타다 금지법' 이후 타다는 뚜렷한 성장동력을 찾지 못했다. VCNC는 지난해 매출 41억8804만원을 올렸지만 영업손실 262억3715만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손실은 275억5064만원이다. 2021년 영업손실은 177억3111만원, 당기순손실은 74억1727만원으로 적자폭이 더 커졌다. 타다는 현재 법의 테두리 안에서 7~9인승의 승합차를 기반으로 최소 5년 이상 무사고 경력의 고급택시 면허를 보유한 운전자가 운행하는 '타다 넥스트'를 서비스하고 있다.
VCNC 관계자는 "서비스를 운영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기보다는 경영 안정화 차원에서 희망퇴직 방식으로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것"이라며 "지금 진행 중인 사업의 생산성 향상을 위한 불가피한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타다뿐만이 아니다. 모빌리티 업계 전반적으로 사정이 좋지 않다. 아이엠(IM)택시를 운영하는 진모빌리티는 2021년과 지난해 각각 138억원, 136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국내 모빌리티 1위인 카카오모빌리티도 좀처럼 매출을 늘리지 못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2021년 첫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지난해에도 매출 7915억원, 영업이익 195억원을 올렸지만 영업이익률이 2%대에 불과해 수익구조가 불안정하다는 지적을 받는다. 우버와 티맵모빌리티의 합작 회사인 우티(UT)는 지난해 51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모빌리티 업계가 적자 행렬을 이어가는 것은 여러 상황이 맞물린 결과지만 가장 큰 요인으로는 '규제'가 꼽힌다. 국내 택시 산업은 오래 전부터 위기를 맞았다.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에 따르면 2019년 말 10만2320명이었던 법인택시 운전자는 지난 3월 기준 7만1066명으로 30%가량 줄었다. 서울연구원의 '2021년 택시서비스 조사 보고서'를 보면 2021년 법인택시 기사들의 월평균 운송 수입은 169만원으로 당시 최저임금 월평균인 182만원보다 낮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모빌리티 기업들은 혁신을 외치며 변화를 이루려고 했으나 규제가 발목을 잡았다. 출시 과정에서 국토교통부 등 관계 기관과 수차례 협의하고 합법적 운영이라는 판단하에 서비스를 했지만 '무죄' 판결까지 받고도 규제 법안에 좌초된 '타다금지법'이 대표적인 사례다. 여기에 택시 기본요금 인상으로 인한 수요 감소도 영향을 미쳤다.
다만 이와 별개로 모빌리티 규제가 계속된다면 업계의 근본적인 어려움은 해소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한 업계 관계자는 "타다 사태는 예견된 일"이라며 "겉으로는 플랫폼 기업의 혁신이 가능하다고 외치지만 이를 가로막는 규제가 많은데 살아남을 수 있겠나"라고 일침했다.
전문가들은 모빌리티 시장을 둘러싼 국내외 상황과 소비자들의 수요를 고려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는 "'타다금지법'을 보면 유형별로 서비스 형태를 나눠놨지만 핵심은 여전히 글로벌 기준과 동떨어져 있다"며 "모빌리티는 단순한 이동이 아닌, 국가 경제의 성장동력이 됐다. 사회적으로 혼란이 있다면 불법이라고 규정하는 게 아니라 논의를 거쳐 로드맵을 제시하는 형태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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