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가운데 지난 18일 막을 내린 춘천 막국수닭갈비 축제 역시도 예외가 아니었다. "바가지 요금을 근절하겠다"던 춘천시의 호언장담이 무색할 정도로 결과는 전혀 딴판이었다.
최근 다른 지역 축제들이 '바가지 논란'으로 현지를 찾은 관광객들의 지탄을 받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춘천 막국수닭갈비 축제 현장이 더 심하다는 지적까지 나오는 판국이다.
18일 여러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이번 춘천 막국수 닭갈비 축제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올라왔지만, 주 관심사는 '바가지 요금'에 관한 것이었다.
한 커뮤니티에 올라온 사진을 보면 지름 10cm 가량의 손바닥만한 감자전 3장에 2만5000원, 불과 닭고기 몇 점도 안되는 1인분보다 훨씬 적어 보이는 닭갈비 2인분에는 2만8000원의 가격이 붙어 있었다.
글을 올린 이는 "주변 사람들이 지역축제에는 쓰레기라고 하는 상인들이 다 와있다고 가지말라고 하던데 사실이었다"며 "요즘 다른 지방의 '바가지 축제' 논란을 보면서도 배운 게 없는 듯하다"고 혹평했다.
실제로 국내 대표 벚꽃 축제인 진해 군항제에선 '바가지 물가'를 경험했다는 네티즌들의 사연이 큰 관심을 끌었다.
네티즌들이 공유한 메뉴판 사진에는 통돼지바베큐 5만원, 삼겹·쪽갈비 5만원, 고래고기 소(小) 6만원·대(大) 8만원, 해물파전 2만원, 꼼장어 3만원, 순대야채볶음 3만원, 꼬치어묵 1만원 등 한 향토음식관의 가격이 적혀있다. 한 누리꾼은 양배추 위에 고기가 올려진 사진을 공개하며 "하나도 손대지 않은 사진이다. 저 돼지바베큐가 무려 5만원이다. 아무리 눈탱이를 당하러 가긴 했지만, 이 정도는 심하지 않느냐"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파전도 2만원이다. 그냥 내가 집에서 구워주겠다. 애들 먹으라고 탕후루도 샀는데 하나에 5000원"이라고 적었다.
해당 글을 본 네티즌들은 "고기 양을 많아 보이게 하려고 밑에 양배추를 깔아놓았다", "같은 나라 사람끼리 정말 너무한 것 아니냐" 등 여러 비판적인 의견이 쏟아졌다.
이러한 바가지 축제 논란을 불식하기 위해 공무원과 축제 참가 상인들이 합심해서 지방 축제의 모범을 만들어낸 곳도 있다. 전북 무주군의 '산골 영화제'는 축제장 장식 부스를 무주군이 직접 관리하면서 음식 가격을 통제했다. 음식 단가를 1만원 이하로 책정하는 한편 음료와 주류 가격도 통일했다. 이처럼 공무원들의 노력 덕분에 축제 관람객들은 저렴한 가격과 푸짐한 음식의 양에 만족했고, 축제에 대한 호평이 이어졌
축제 전문가들은 "매년 반복되는 행사에 대해 관광객들이 나쁜 이미지를 갖고 돌아가게 되면 장기적으로 악영향을 받게 될 건 자명한 사실"이라며 "공무원들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직결될 성공적인 축제를 위해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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