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6억 매수세에 20만 회복
반도체난 해소 기대감 작용
연초 대비 주가 29.9% 급등
반도체난 해소 기대감 작용
연초 대비 주가 29.9% 급등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차는 이날 닷새 만에 종가 기준 20만원선을 다시 회복했다. 주가는 장 초반 약세를 보이다가 상승 반전했다.
현대차는 전거래일 대비 3.08% 오른 20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4일 이후 5거래일 만에 20만원선에 다시 올랐다. 이날 외국인 투자자는 장중 현대차를 486억원어치를 순매수해 외국인 순매수 1위 종목이 됐다. 기관도 244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지난 1분기 사상 최대 수준의 실적을 올린 현대차는 강한 주가 흐름을 보여왔다. 연초 대비 주가는 29.9% 급등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15.5%)과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의 상승률(28.49%)을 웃돈다.
현대차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6.3% 증가한 3조592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009년 국제회계기준 도입 후 처음 삼성전자를 치며 상장사 분기 영업이익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오는 2분기에도 회사는 역대 최대 성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정보분석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 기간 회사의 매출과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각각 39조9340억원, 3조6089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9%, 2.1% 증가한 수치다.
증권업계에서도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해소 국면에 들면서 매출 증가가 이어지는 등 이유있는 호실적에 기대를 품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서 취합한 22개 증권사가 제시한 현대차의 주당 적정가격은 평균 28만7045원이다. 현재 가격 대비 40% 이상 상승여력이 있다고 본 것이다.
현대차는 전날 서울 여의도에서 투자자, 애널리스트 등을 대상으로 '2023 최고경영자(CEO) 인베스터 데이'를 열고 2032년까지 총 109조4000억원 규모의 중장기 투자 계획을 공개했다. 전동화 전환에 속도를 내겠다며 35조8000억원(32.7%)을 전동화 관련 투자비로 책정했다. 이울러 오는 2030년 전기차(EV) 200만대를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지난해 인베스터 데이 때 밝힌 목표치보다 13만대 상향 조정한 것이었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EV 판매량을 올해 33만대에서 2026년 94만대, 2030년 200만대로 늘려가겠다는 구상으로 테슬라가 주도하는 전기차EV 시장의 판도를 흔들겠다는 야심이다.
이를 위해 2세대 EV 전용 플랫폼 도입도 진행한다.
현대차가 전기차 판매 목표를 상향한 데 대해 정용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눈높이 상승은 대부분 미국향 전기차 판매량 증가를 반영했으며, 2024년도 중순부터 미국 신설 EV 전용 공장인 '미국 조지아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가 가동하면서 전기차 판매 모멘텀이 강화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향후 10년간 총 109조4000억원을 투자하는 계획에서 전동화 관련 투자가 35조8000억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투자 계획이 9년간 95조5000억원을 투자해 전동화에 19조4000억원을 배분한 것과 비교하면 변화 폭이 상당히 크다"고 분석했다.
또한 2차전지 합작법인(JV) 설립, 원료 및 소재 소싱 강화 등이 계획이 반영되면서 전기차 공급망 관리체계(SCM)에 대한 내용이 디테일해졌다고 평가했다.
테슬라와 경쟁하려면 글로벌 인지도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은 따랐따.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현재로서는 럭셔리 브랜드와 견줄 수 있는 고성능차 출시 등으로 소비자 경험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미래에는 모빌리티 서비스 업체로서의 고객 인지도를 선점하는 것이 중요할 수 있다"며 "테슬라 등과 견줄 수 있는 미래 모빌리티 업체로서의 인지도를 갖추는 것은 제조업 기반의 뿌리 깊은 유산을 가진 기존 완성차 업체들이 겪는 공통의 난제"라고 짚었다.
중장기 전략적 방향성을 제시한 것은 고무적이었지만 당장의 주가 상승보다는 장기적 접근이 옳다는 평가도 있다. 송선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매년 전기차 판매 목표가 상향되고 이를 지원할 생산공장 계획과 플랫폼·아키텍처 전략, 그리고 배터리 전략 등이 구체화되고 있는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라고 했다. 다만 "기타 미래 사업에 대한 전략이 다소 모호하고, 중장기 전략적 방향성을 제시한 CEO 인베스터데이의 내용만으로는 주가의 단기 모멘텀에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현대차가 직면한 다양한 과제가 엿보인 행사였다"면서 "내연기관 중심의 전통 완성차업체로서 전기차 포함 미래차 변환 계획을 현실적으로 전달하는 데 주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고점 우려가 있는 실적 외에 미래차 경쟁력이 주가의 중장기 관건이 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이윤희기자 stel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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