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부, 청소년 유해환경 실태조사
펜타닐 경험 9.6% “다른사람에게 얻어서”
초교생 40% 성인용 영상 시청, 4년전 비해 갑절로 급증
음주 늘고 흡연 줄어…룸카페 이용률 13.8%
청소년 10명 중 1명은 '좀비 마약'으로 불리는 마약류 진통제 펜타닐 패치를 사용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초등학생 40%는 음란물과 폭력물 등 성인용 영상물을 시청한 경험이 있었다. 이는 4년 전 조사와 비교하면 두 배 넘게 증가한 수치다.
여성가족부가 전국 초(4∼6학년)·중·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청소년 1만7140명을 대상으로 진행, 22일 발표한 '2022년 청소년 매체이용 유해환경 실태조사' 결과에서 이같이 나타났다.
청소년 보호법에 따라 2년마다 실시되는 이 실태조사에선 올해 처음으로 환각성 약물 사용, 온라인 도박성 게임 이용 경험 등의 문항이 추가됐다.
조사 결과 청소년의 마약류 진통제(펜타닐 패치) 사용 경험은 10.4%, 환각성 물질인 식욕억제제(나비약) 복용 경험은 0.9%인 것으로 조사됐다.
펜타닐 패치를 사용한 경우 구매 방법은 '병원에서 처방'이란 응답이 94.9%로 가장 높았다. '다른 사람(성인)에게서 구매'한 비율도 9.6%나 됐다.
암 환자나 수술 환자 등 고통이 극심한 환자에게 투약하는 펜타닐은 헤로인의 50배, 모르핀의 80배 이상 중독성과 환각 효과를 지닌 마약성 진통제다. 미국에선 펜타닐에 취한 젊은이들이 좀비처럼 걸어 다니는 영상이 퍼져 '좀비 마약'으로 불린다.
기본적으로 만 18세 미만의 비암성 통증에 처방하지 않아야 하며, 마약류 진통제의 투여 경험이 없는 환자에게 최초로 사용해서도 안 된다.
한편, 중·고등학생의 음주 경험은 13.7%로 2020년(11.6%)보다 증가했다. 흡연 경험은 4.2%로 2020년(4.6%)보다 소폭 감소했다.
전체 청소년의 성인용 영상물 이용률은 47.5%로 2020년 37.4%보다 증가했다. 특히 초등학생의 이용률은 2018년 19.6%이었던 것이 2020년 33.8%로 늘었고, 이번 조사에선 40.0%까지 증가했다. '성인용 영상물'에는 음란물에다 폭력물과 같은 19세 이상 시청가 등급 영상물도 포함된다.
최근 1년간 이용한 매체로는 인터넷 개인방송 및 동영상 사이트(96.7%)가 가장 많았다. 초등학생의 경우 메타버스 이용률이 70.6%로 중학생(37.3%), 고등학생(15.2%)에 비해 높았다. 인터넷을 이용하면서 타인의 아이디를 사용(5.8%)하거나 타인의 주민등록번호를 사용(1.7%)한 청소년도 있었다.
폭력 피해를 본 적 있는 청소년은 16.3%로 조사됐다. 그 중에서 언어폭력을 당한 경험이 있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 응답자의 10.6%가 오프라인에서, 7.3%가 사이버 공간에서 언어폭력을 당한 적이 있었다.
성폭력 피해도 5.5%나 됐다. 응답자의 2.5%가 '말이나 눈짓, 몸짓으로 성적 모욕감'을 경험했고, 1.7%는 '온라인에서 스토킹이나 성희롱 피해를 봄'이라고 답했다. 청소년의 폭력 및 성폭력의 주요 가해자 중 '같은 학교에 다니는 사람'(2020년 72.1%→2022년 62.2%)의 비율은 감소했다. 반면 '온라인에서 새로 알게 된 사람'(성폭력 2020년 9.9%→2022년 17.3%)의 비율은 증가했다.
청소년 출입·고용금지업소 중 청소년의 이용률이 가장 높은 곳은 멀티방·룸카페(13.8%)였다. 하지만 이용 규정을 알고 있는 비율은 11.1%에 그쳤다.
이밖에 일반 숙박업소(3.1%), 비디오·DVD방(1.7%), 무인 숙박업소(1.4%), 유흥·단란주점(0.5%), 나이트클럽(0.3%)을 이용한 적 있다고 응답했다.
아르바이트를 경험한 청소년 중 최저 시급을 못 받은 청소년은 2020년 29.9%에서 12.6%로 큰 폭으로 줄었다. 부당행위 및 처우 경험률도 그사이 34.5%에서 29.5%로 감소했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