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개월간 최고가 경신 단지 48곳
100㎡ 미만 중·소형 아파트 25곳
역삼동 92㎡ 20일만에 5억 하락
서울 아파트 시장이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실수요자가 선호하는 중·소형 평형에서도 최고가 거래가 나오는 반면, 최고가를 기록한 뒤 1달 만에 수억원씩 떨어지는 거래가 등장하기도 했다.
25일 아실에 따르면 최근 1달간 거래(직거래 제외)된 서울 아파트 중 기존 최고가를 경신한 단지는 48곳으로 집계됐다. 이 중 절반이 넘는 25곳은 전용 100㎡ 미만 중·소평형 아파트였다.
부동산 시장 침체로 집값이 약보합세를 보이는 시기 통상 최고가 거래는 대형 평형에서 나타났다. 수요층이 금리나 정책 등에 구애받지 않고 집을 구매할 여력이 있고, 대형 평형 아파트의 희소성까지 더해져 집값 하락기에도 대형 평형은 다른 양상을 보였다.
이같은 신고가 거래가 중·소형 단지까지 확산된 것은 서울 주요 입지나 기존 가격이 저평가된 지역의 단지를 중심으로 집값 바닥 인식이 강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자치구별로는 마포구가 6곳으로 가장 많았고 △서대문구 5곳 △중랑구 4곳 △강남·구로·강동·동대문·강서·서초 3곳 순이었다. 집값 반등이 두드러진 강남구와 서초구, 송파구보다 기존 가격 하락이 이어졌던 지역에서 오히려 신고가 거래가 더 많았다.
마포구 도화동 도화현대 113.87㎡은 11억7000만원에 팔리며 기존 신고가보다 8200만원 올랐고, 신공덕동 대우메트로디오빌도 7억4000만원으로 신고가를 새로 썼다. 다만 대부분 단지가 급등기에 거래가 없고 2~3년 전 거래가 마지막이었던 만큼 기존 신고가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일부 지역에서 신고가 거래나 상승거래가 나타나고 있지만, 신고가를 경신한 단지에서 불과 1달 만에 수억원이 떨어진 거래 사례도 나와 부동산 시장 흐름은 아직 혼조세란 분석이 강하다.
지난달 24일 최고가인 29억원에 거래된 강남구 역삼동 테헤란아이파크 92㎡는 이달 15일 24억9000만원에 거래되며 불과 20여일만에 5억원이 내려갔다. 양천구 목동현대하이페리온2 136㎡은 지난달 23일 27억원으로 최고가를 기록한 지 불과 3일만에 23억1000만원 거래가 체결됐다.
이밖에 송파구 대우레이크월드(162㎡), 동작구 아크로리버하임(84㎡), 강동구 고덕자이(84㎡) 등도 한달 사이 거래 가격이 1~3억원씩 널뛰었다. 거래된 단지의 동과 층수가 다른걸 감안해도 시세를 가늠할 수 있는 실거래가격이 수억원씩 차이를 보이면서 시장에 대한 평가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
분양권 가격도 비슷한 상황이다.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 포레온 전용 84.99㎡ 입주권은 이달 초 18억5600만원에 최고가를 기록했다. 올초 15억9000만원에서 월 평균 5000만원씩 오른 셈이다. 하지만 지난달 15억6000만원으로 다시 최저가를 기록하기도 했으며, 이달 최고가 거래 이후에도 1억원 이상 낮은 가격에 거래되기도 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서울 아파트 가격이 더 떨어질 것이란 전망과 집값이 바닥을 찍었다는 인식이 동시에 나타나면서 부동산 시장에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며 "일부 집주인은 호가를 올리고, 고금리나 여파나 역전세로 인한 급매물이 시장에 나오면서 최고가와 신저가를 반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