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미옥 과학기술정책연구원장
![[기고] 예산 1순위는 벤처·스타트업 지원](http://contents.dt.co.kr/images/202306/2023062602102369660002[1].jpg "[기고] 예산 1순위는 벤처·스타트업 지원")
8월까지 최종 정부예산 편성안이 준비되면 9월 정기국감이 열릴 때 국회에 제출된다. 물론 부처별로 각기 영역과 역할에 따라 편성한 예산이 불요불급한 것은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수많은 해야 할 일들 중에서 더 우선적으로 다루어야 하는 일을 한 가지만 꼽으라고 한다면 경제 활력을 위한 예산이다.
경제 활력을 위한 예산은 기재부가 2024년 정부예산 중점투자의 1순위로 꼽은 영역이기도 하다. 그 중에서도 벤처·스타트업 기업에 대한 투자이다. 정책자금으로 모태펀드 예산을 늘려야 한다, 반드시, 지금이라도.
벤처·스타트업 투자업계는 현재 극심한 가뭄을 겪고 있다. 2022년 3분기부터 급격하게 시작된 투자업계 가뭄은 2023년 더욱 심해지고 있다. 자본시장연구원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벤처펀드 결성은 전년 동기대비 78.6% 줄고, 신규투자액 역시 60.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외 높아진 경제 불확실성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벤처투자시장이 침체되기도 했지만 특히, 올해 정책자금 마저 급격하게 축소되어 모태펀드 결성은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고 민간펀드는 80% 이상으로 크게 위축된 결과로 나타났다. 투자위축은 고용감소로 직결되었다. 매 6개월마다 조사하는 벤처·스타트업 고용조사를 보면 2021년 6월 약 68만7000명, 2021년 12월 약 72만2000명, 2022년 6월 76만1000명으로 코로나 시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고용이 증가하고 있었다. 특히 벤처·스타트업은 청년과 여성 고용률 제고에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그러나 증가하던 벤처·스타트업 고용은 2022년 12월 약 74만5000명을 기록해 6월 전에 비해 약 2%, 1만5000여명 감소했다. 올해 들어서는 투자를 대규모로 유치한 스케일-업 단계의 예비 유니콘 벤처기업들마저도 불확실성에 대비하며 구조조정을 단행하기 시작하면서 고용이 더욱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벤처·스타트업은 미래세대가 원하는 일자리를 제공할 뿐 아니라 더 크게 미래경제를 이끌 경제주체로서 핵심적인 정책대상이다. 현재 우리나라 경제의 큰 버팀목인 반도체, 배터리, 자동차 등에 이어 향후 산업경제적 성장을 만들어가야 할 가장 유망한 분야가 바이오헬스 시장이라는 것은 이제 모두가 알고 있고 강조하고 있는 사실이다.
바이오헬스 분야에서도 고부가가치 산업인 제약바이오 분야를 보면 기존 시장에서는 글로벌 거대기업의 점유가 여전히 공고한 상황이다. 그런데 신시장에서는 상황이 다르다. 지난달에 개최된 우리 과학기술정책연구원의 2023 글로벌 심포지엄에서 논의된 것처럼 임상 파이프라인에서 우리나라 기업들이 지난 5년간 2배 이상 많아지는 등 미래경제의 축으로서 크고 있다. 그러나 제약바이오 분야의 특성이 ICT·디지털 기술과 달라 투자에서 회수까지 경로가 길고 복잡하여 이 분야 기업들이 우리나라 벤처투자생태계와 생리적 결합이 약한 상황에서 투자시장의 위축은 큰 타격이 된다.
지금, 가장 중요한 경제성장 엔진이 벤처투자시장의 가뭄으로 꺼져버리기 전에 정책자금을 생존동력으로 전달해 생존을 넘어 성장할 수 있도록 실기하지 않는 정책적 결정이 화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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