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가 26일 회의를 열었으나, 위원장이 여야의 의사일정 합의 불발을 이유로 개의 6분도 안돼 산회를 선포하면서 파행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관련 현안보고 및 질의응답을 추진하겠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과방위 위원장 직무대리를 맡고 있는 박성중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과방위 전체회의에서 "이날 회의는 조승래 의원 등 11인 의원의 개의 요구로 열리게 된 것"이라며 "지난 목요일(22일) 전체회의처럼 민주당에서 일방적으로 간사 간 협의 없이 계속해 잡히는 것에 대해서는 모양이 좋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간사 간 협의를 해 법안 통과가 되면 언제든 합의하에 전체회의를 열고 민주당이 원하는 현안 회의도 얼마든 할 수 있다는 말을 했고, 그 결과 28일 전체회의는 개최되지 않는다"면서 "지난 전체회의에서 충분한 의사 진행발언 했고 달라진 상황이 없기 때문에 이상으로 회의를 모두 마치겠다"고 선언했다. 오후 2시에 소집된 회의는 6분에 끝났다. 박 의원이 발언을 시작한 시점부터 산회를 할 때까지는 채 2분도 걸리지 않았다.
앞서 과방위는 국민의힘 소속인 장제원 위원장이 지난달 30일 선출된 이후부터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불참하는 등 파행이 반복됐다. 지난 22일에도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회의를 소집했다며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참, 결국 회의 시작 33분 만에 산회됐다.
민주당 의원들은 지난 23일에도 이날 오후 2시 △방송통신위원회 구성 논란에 대한 현안질의 △KBS 수신료 분리징수 논란에 대한 현안질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논란에 대한 현안질의 △소위원회 개선의 건 등을 논의하자며 과방위 전체회의 개회를 요구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에 우주항공청 특별법 통과를 촉구하는 상황이다.
박 의원이 개의 직후 별다른 회의진행 없이 산회까지 선포하자 민주당 과방위원들은 '의사진행발언이라도 해야 한다', '앞으로 과방위 회의 (개최를) 거부하는 것인가'라며 강력 항의했다.
민주당 간사인 조승래 의원은 "여당이 국회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모습"이라며 유감을 표했다. 조 의원은 "장제원 위원장이 사회권을 넘기고, 사회권을 받은 박 의원이 그냥 산회를 선포하고 나가는 것 같은 사례는 본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과방위원들은 이후 서울 중구 원자력안전위원회를 찾아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관련해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을 만났다.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은 후쿠시마 오염수 관련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이날부터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단식 농성에 돌입했고, 우원식 민주당 의원은 국회 본청 앞에서 단식을 시작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일정을 추가, 단식 농성장을 찾아 우 의원과 7일째 단식농성중인 윤재갑 의원을 격려했다.
임재섭기자 yjs@dt.co.kr
26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 여당 의원들의 자리가 비어 있다. 지난 22일 전체회의에 이어 이날 회의도 여당 간사인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이 장제원 위원장을 대신해 진행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