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회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새만금 야영지 조기철수→참가자 분산배치→서울 K-팝 콘서트 마무리 과정 소회
"대회 초반 어려워 정부 대응, 각국 모든 대사에 전화"…'화장실특공대' 정읍시민에 사의, 전북·부안 언급은 없어
한덕수 국무총리는 전라북도 새만금에서 '준비 부실'로 야영을 조기 철수했지만 서울에서 K-팝 콘서트로 마무리한 제25회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 수습 과정에 대해 "대규모 인력 이송을 거의 완벽하게 실행해줬다"는 참가국 측 평가를 전했다. 중앙정부가 사태 수습 키를 잡은 뒤 '문제 해결 능력'을 보였다고 부각시킨 셈이다. 사실상 전북도와 부안군을 제외한, 대회 기간 관계됐던 모든 참가국·기관·시민들에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제25회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가 열렸던 전라북도 부안군 새만금에서 현장지휘 당시 "화장실 불시점검을 다니다가 운영요원 식당에 들렀을 때 다국적 젊은이 수백 명에게 난생처음 연예인처럼 격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고 8월12일 페이스북 사진과 함께 전했다.
한덕수 총리는 12일 오후 페이스북에 잼버리 대회 후기 겸 출국하는 스카우트 대원 안전을 책임지겠다는 글을 올리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그동안 많은 국민들이 걱정하셨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대회 초반 폭염과 태풍 우려 이외에도 어려운 점이 많았다"며 "지난 4일 중앙정부가 본격 대응에 들어간 이후, 정부는 국제사회가 대한민국에 실망하지 않도록 전력을 다했다"고 피력했다.
이어 "대통령님의 명에 따라 잼버리 비상대책반을 지휘하는 짬짬이, 다른 참가국들보다 일찍 숙영지를 떠났거나 혹은 여러가지 사정으로 우리 정부가 마련한 숙소 대신 다른 곳을 선택한 국가의 대사님들께 모두 전화를 드렸다"며 "(도울 일을 묻자) 가장 먼저 새만금을 떠난 영국 스카우트 대원들이 개러스 위어 주한 영국 대사대리를 통해 '자기들도 꼭 폐영식과 K팝 콘서트에 참석하고 싶다'고 전해왔다"고 했다.
한 총리는 "흔쾌히 수락했다. 여러 숙소에 흩어진 4000명 넘는 영국 대원들이 우리 정부가 보내준 버스를 타고 콘서트를 즐겼다. 위어 대사대리는 '이번 대회를 지켜보면서 대한민국 정부의 선의와 문제 해결 능력에 놀랐다'며 감사를 표하셨다"고 전했다.
또 "알헨다위 세계스카우트연맹 총재님도 '태풍 대피가 워낙 급히 이뤄질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연맹도 여러가지 미흡한 점이 있었는데, 한국 정부가 그러한 점을 이해해주고 연맹과 서로 협력하여 대규모 인력 이송을 거의 완벽하게 실행해줘서 정말 고맙다'고 하셨다"고 알렸다.
덧붙여 "다그마 타르탈리 주한 스위스 대사님께 교통사고를 당한 대원들의 안부를 여쭸더니, 오히려 '총리가 직접 전화해줘서 고맙다'면서 '3명 모두 경상이고, 아이들이 아닌 어른들이어서 쉽게 회복하여 치료하고 병원에서 나와 이동 중'이라고 하셨다"며 "쾌유를 빈다"고 했다. 그는 "본국으로 조기 귀국한 홍콩 대원들의 경우, '본국의 태풍 대피 권고에 따라 출국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마음이 조금 놓였다"고도 했다
한 총리는 추가로 올린 글에서도 "대회 초반 어려운 점이 많아 중앙정부가 본격 대응에 들어갔다. 화장실과 샤워시설 관리 인력을 보강하고 쓰레기 수거 시스템을 바꿨다. 영내외 버스 가동률을 끌어올리고 얼음과 생수를 공급했다. 곳곳에 작은 물놀이장도 설치했다. 상황을 하나씩 풀어나갈 때 태풍이 닥쳤다"며 "세계스카우트연맹의 요청에 따라 숙영지에 머무르던 참가자 3만6000여명을 버스 1014대에 태워 8개 지자체에 대피시켰다"고 과정을 전했다.
한덕수 국무총리 페이스북 사진.
그는 "어떤 분이 '(6·25 전쟁 중 중공군 남하로 서울에서 후퇴한) 1·4후퇴 이후 최대 규모 민간인 대피 작전'이라고 하셨더라. 각국 아이들이 탄 버스를 한 줄로 세우면 12㎞에 달했다. 많은 분들이 자기 일처럼 나서주지 않았다면 불가능했을 일이다. 갑작스러운 정부 요청에도 많은 국민과 공직자분들이 도와주셨다"며 "모든 일정이 변동되는 와중에 멋진 공연을 선보인 K팝 아티스트와 방송·행사 진행요원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들"에 감사를 표했다.
또 "대피 과정 전체를 지켜준 경찰, 소방 공무원과 대테러센터 요원들, 의료진과 자원봉사자들, 장시간 대기와 원거리 운전을 감당해준 버스기사님들, 밤새워 숙소를 확인하고, 대원들을 가족처럼 안내한 지자체·공공기관 임직원들께 윤석열 정부 잼버리 비상대책반을 대표해 감사 인사를 드린다"며 "중앙부처·지자체·공공기관 직원들도 수고하셨다. 정말 고생 많았다"고 했다. 몸소 변기 청소에 나서며 새만금 야영지 화장실 위생 논란 대응에 나선 일도 간접적으로 피력했다.
한 총리는 "땡볕에 숙영지 안팎을 지키며 어려운 일을 도맡은 국군 병사들, 아이들 마실 것이 부족하다는 이야기에 생수 수십 박스를 들고 달려온 군산과 부안 주민들, 선크림·화장지·아이스크림 같은 지원품을 아낌없이 보내준 기업들, 아이들 숙박장소를 제공하고 환대해준 지자체와 기업 그리고 대학들"을 기억하면서 "특히 화장실 논란이 터진 뒤 지역 명예를 지키고 정부 부담을 덜어주겠다며 '화장실특공대'(김대중재단 정읍지회)를 조직해서 달려온 정읍 시민들, 정말로 큰 힘이 됐다.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전했다.
그는 "(새만금 현장지휘 당시) 상황이 하루하루 개선되는 건 확인했지만 좀처럼 만족스럽지 않아 마음이 무거웠는데도, 각국 청소년들은 처음보다 나아진 게 마냥 좋은지 밝게 웃으며 '총리 할아버지와 사진을 찍고 싶다'고 먼저 다가왔다"며 "화장실 불시점검을 다니다가 운영요원 식당에 들렀을 때 다국적 젊은이 수백 명에게 난생처음 연예인처럼 격려의 박수갈채를 받고 얼떨떨해지기도 했다. 저 개인이 아니라 한국인과 한국 정부에 보내는 박수, 우리 마음을 알아주는 박수"라고 의미를 뒀다.
한 총리는 비상대책반 대표로서 출국을 앞둔 참가자들에게 "덥고 힘들어도 웃으면서 이겨내던 여러분의 젊은 얼굴을 오래 기억하겠다. 대회는 끝났지만 여러분은 앞으로도 대한민국이 사랑하고 걱정했던 K패밀리의 일원이다. 비행기가 이륙하는 그 순간까지 한국을 즐기며 재미있게 놀고 즐거운 추억을 쌓으시라"라며 "마지막 한 분이 떠날 때까지, 대한민국이 최선을 다해 여러분의 안전을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