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에 대한 직장내 성차별적 경험이 다수 드러나는 가운데, 여성 직원들이 직장에서 가장 많이 들은 성차별적 호칭은 '아줌마·아가씨'인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전국에서 만 19세 이상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2~10일 일터에서 겪는 성차별적 경험 등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0일 밝혔다.
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의 31.3％인 313명이 '직장 생활을 하면서 특정 성별을 지칭하는 부적절한 호칭을 들어본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러한 부적절한 호칭은 들은 경험은 여성(55.9％)이 남성(12.4％)보다, 비정규직 여성(60.3％)이 정규직 여성(50.7％)보다 많았다.
직장인의 27.6%는 성차별적 편견에 기반한 "여자는~", "남자는~"라는 투의 혐오성 발언을 들었다. 또한 26.4%는 '커피 타오기', '애교' 같은 성별 고정관념에 기반한 성역할 수행을 강요받았은 것으로 드러났다.
성 차별적 혐오 발언이나, 성역할 수행을 강요받은 경우는 여성(45.1%, 44.8%)이 남성(14.2%, 12.2%)보다 각각 30% 이상 높았다.
임금 수준별 차이도 컸다. 월 500만원 이상 받는 직장인의 16.4％가 성별에 따른 부적절한 호칭을 들었다고 했다. 그에 비해 300만∼500만원 22.6％, 150만∼300만원 38.4％, 150만원 이하를 받는 여성근로자의 46.2％ 등 임금이 적을수록 '아줌마'나 '아저씨' 등으로 불리는 경험을 많이 한 것으로 파악됐다.
직장에서 외모 지적을 당한 비율도 여성(28.7％)이 남성(10.1％)의 3배에 가까웠다. 연애와 결혼·출산 관련 질문 역시 여성(26.9％)이 남성(13.5％) 많이 듣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터에서 원치 않은 구애를 당했다"고 응답한 여성은 11.0％였다. "구애를 거절하자 일터에서 불리한 처우를 받았다"고 응답한 비율은 4.1％였다.
특히 비정규직 여성의 14.7％가 원치 않는 구애를 받았다고 응답해 정규직 남성(2.5％)의 6배에 육박했다.
전체 응답자의 48.2％는 일터 성범죄 피해자를 회사가 보호해주지 못할 것 같다고 응답했다. 직장인 여성 83.7％는 한국 사회가 여성이나 성소수자 등 약자에게 안전한 사회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직장갑질119는 "극단적인 젠더 폭력이 벌어지기까지 부적절한 호칭, 구애 갑질, 여성혐오 발언 등 수많은 성차별적 괴롭힘이 있다"며 "성차별적 괴롭힘을 없애려면 이러한 직장 젠더폭력 근절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