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부터 글로벌 경기둔화와 달러 강세, 중국 대차대조표 불황 등으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전망이 나왔다. 국내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0일 이러한 내용의 '글로벌 경제 리스크 요인과 시사점' 보고서를 발표했다.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부터 미국,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등 주요 선진국의 경우 2분기를 정점으로 회복세가 둔화하고 신흥개도국도 경제 성장이 더뎌지면서 세계 경제가 피크아웃(하락 전환)할 것으로 내다봤다.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IB)은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올해 1.9%에서 내년 0.8%로, 중국은 같은 기간 5.1%에서 4.6%로 둔화할 것으로 예측했다. 지난해 기준 미국과 중국의 대(對)세계 국내총생산(GDP) 비중은 각각 25.4%, 18.1% 수준이다.
연구원은 내년 상반기까지 달러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이로 인한 악영향을 우려했다. 달러 강세는 달러로 표시되는 에너지·식량 물가 상승, 신흥국의 자본 유출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달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인상하면서 달러 가치가 급등하고 미국의 통화정책 전환 시점이 늦춰지면서 지난해 4월부터 현재까지 1년 반째 강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경제가 '대차대조표 불황'에 진입하는 것도 하반기 국내 경제의 불확실성을 가중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대차대조표 불황은 일본의 장기불황을 설명하기 위해 처음 등장한 개념으로 불황에 어려움을 겪는 경제 주체는 채무 과다 상태를 해소하기 위해 차입금을 최우선으로 상환하기 때문에 유동성을 풀어도 소비나 투자의 확대가 이뤄지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국의 GDP 대비 기업부채 비율은 지난해 말 158.2%까지 꾸준히 올랐다. 부동산 경기지수는 지난해 1월 이후 기준선 100을 밑돌고 있다. 중국은 현재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과 인민은행의 통화정책 완화에도 소비 둔화세가 이어져 대차대조표 불황 진입 여부에 대한 논의가 제기되고 있다.원유를 비롯한 국제 원자재가격 상승과 외국인 직접투자(FDI) 기대감 약화도 불확실성을 자극할 수 있다. 연구원은 "세계 경제 성장세가 하향 안정화될 가능성이 커지는 만큼 투자·재정정책을 합리적으로 운용하고 투자 회복을 통한 소비·성장 기반 확대라는 선순환 고리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정석준기자 mp1256@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