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단식 중단을 권유했다. 당내서 이 대표가 단식을 중단하도록 문 전 대통령이 역할을 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 상황에서 주목된다.
노영민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13일 오후 단식중인 이 대표를 예방해 "단식이 길어지니까 문 전 대통령은 정말 깊게 걱정을 하고 계신다"며 문 전 대통령의 우려를 전달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 대표 단식과 관련해 "정치가 실종되고, 통합보다 국민 분열이 횡행하고 있고, 국익이나 민생보다 이념이 우선시되는 상황에서 당 대표님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엄중한 상황에 대처하려면 빨리 단식을 중단하시고 건강을 회복하셔야 한다"고 말했다고 노 전 실장이 전했다.
이 대표는 이에 "감사한 말씀"이라고 사의를 표하고 "며칠 전에도 (문 전 대통령이) 전화를 주셨다"고 밝혔다. 그는 건강 상태를 묻는 노 전 실장의 물음에 "괜찮다"고 했다.
노 전 실장은 이 대표를 만난 후 기자들에게 "단식이 사실 아주 위험한 것이고, 특히 기저질환이 조금이라도 있는 분들한테는 아주 위험한 건데 그것에 대해서 깊게 새겨야 한다. 그리고 현재 상황이 하루이틀 만에 해결될 것은 아니니까 단식을 중단하고 몸을 추스려야 한다"는 당부를 전했다고 했다.
문 전 대통령은 앞서 지난 1일 이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윤석열 정부의 폭주가 너무 심해 제1야당 대표가 단식하는 상황이 염려스럽다"며 "걱정이 되기도 하고, 마음으로 응원을 보내고 싶어 전화드렸다"고 격려했다.
노 전 실장은 문 전 대통령이 이 대표를 직접 찾을 지에 대한 취재진 질문에는 즉답을 피했다.
노 전 실장은 문 전 대통령이 재차 이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직접 단식 중단을 권유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지켜봐야 한다"고 만했다.
문 전 대통령은 최근들어 민감한 현안에 대해 정치 메시지를 내는 일이 부쩍 늘어 주목된다.
당내에서 문 전 대통령 역할론이 거론되는 상황을 감안하면 문 전 대통령이 직접 전화를 걸거나 단식장소를 찾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안소현기자 ashright@dt.co.kr
이재명(오른쪽)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3일 국회에서 노영민 전 대통령 실장을 만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