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철도노조의 파업과 관련 "철도 민영화에 반대한다는 노조의 요구는 실체가 없다. 법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하라"고 지시했다.
원 장관은 17일 서울 용산구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서울본부에서 열린 파업 대응 상황 점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파업을 위한 파업'에 국민들이 얼마나 납득할지, 검토한 적도 없는 민영화에 대해 정부가 무엇이라고 답해야 하는지 의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철도노조는 지난 14일 '철도 민영화' 검토 중지와 수서행 KTX 도입, 고속철도 운영 경쟁체제 중단 및 4조 2교대 전면 시행 등을 요구하며 총파업에 나선 상태다.
원 장관은 "이런 부분은 파업을 통해 요구할 문제가 아니다"며 "무엇이 진정으로 국가와 국민을 위하는 길인지, 철도 안전·경영의 발전을 이룰 수 있는지 따져봐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일방적으로 주장을 관철하겠다는 것은 국민에 큰 불편을 미칠 뿐 아니라 더욱 고립되고 국민의 비판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며 "정책 당국은 국민 피해를 최소화하고, 철도 안전에 조금이라도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다시 한번 자세와 노력을 가다듬어 달라"고 당부했다.
국토부는 철도노조가 2차 '무기한 총파업'을 준비하는 만큼 노조 측과 만나 대화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했다. 한문희 코레일 사장은 이날 파업 상황 브리핑을 통해 이번 파업에 따른 피해액이 약 75억원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한 사장은 특히 지난 14∼17일 물류·화물 열차 운행량이 평소 일평균 117회에서 38회로, 수송량은 일평균 6만t에서 2만t으로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파업 장기화 시 철도 수송 분담률이 20%로 높은 시멘트부터 타격이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또 한 사장은 코레일 직원들에게 파업의 부당성을 수시로 알리고, 위법·위규 행위를 철저히 기록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한 사장은 "과거 파업 때는 노조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나 업무방해죄 고발 등 조처를 했는데, 이 부분은 아직 검토 단계"라고 설명했다.
한 사장은 노조의 2차 총파업에 대해서는 "노조도 국민의 불편을 도외시하는 집단은 아니기 때문에 추석 전에 2차 파업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추석 전 파업은 절대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원 장관과 한 사장 등은 점검회의 이후 코레일 서울본부 파업 비상대책본부 상황반으로 이동해 철저한 대응 등을 주문했다. 육심관 서울본부장은 "18일 파업 복귀 후 참여자와 미참여자 간 갈등, 따돌림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보고했고, 원 장관은 "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잘 살피고 대화로 풀어나가겠다"고 했다.
이어 원 장관과 한 사장은 서울역 접견실로 이동해 파업 대체인력으로 투입되는 육군 소속 기관사, 차장 등 관계자들을 만나 격려했다. 박순원기자 ss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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