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국민이 해외에 보유한 가상자산이 130조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세청은 오는 2025년부터 시행되는 가상자산 소득과세에 대비해 가상자산 보유현황을 면밀히 파악하겠다는 방침이다.
국세청은 20일 올해 해외금융계좌 신고실적이 총 5419명, 186조 6000명으로 신고인원과 금액 모두 해외금융계좌 신고제도가 시행된 지난 2011년 이후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해외금융계좌 잔액이 5억원을 초과하면 신고 대상이다.
이처럼 높은 신고실적이 나타난 이유는 올해 처음 가상자산계좌가 신고대상에 포함되면서다. 개인 및 법인 신고자 1432명이 130조 8000억원을 신고했는데, 이는 전체 신고자산의 70.2%에 달하는 것이다.
올해 해외금융계좌 신고는 개인과 법인 모두 상위 10%가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신고자는 4565명이 총 24조 2901억원을 신고해 평균 53억 2000만원이었다. 이 중 상위 10%는 457명이 17조 8884억원(73.7%)를 신고해 1인당 391억 4000만원이었다. 연령별로 보면 1인당 평균 신고금액에서 30대가 94억 6000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20대 이하 79억 9000만원, 60대 이상 48억 4000만원 순이었다. 법인신고자는 상위권 쏠림 현상이 더 심했다. 총 854개 법인이 162조 913억원을 신고해 법인 하나당 1898억원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10% 법인 85개는 이 중 96.3%인 156조 1661억원을 신고했고, 평균 1조 8372억원이었다.
국세청 관계자는 "코인 발생사인 법인 신고자들이 자체 발행한 코인 중 유보물량을 해외에 보관하던 중 올해 최초 신고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반면 주식계좌 신고 금액은 큰 폭으로 감소했다. 해외 주식계좌는 지난해 35조원이 신고됐는데, 올해는 33.1% 감소한 23조 4000억원으로 줄었다. 지난해 해외 주식시장이 불황을 겪으면서 보유주식 평가액이 하락한 탓으로 분석된다.
앞으로 국세청은 국가 간 정보교환 자료 등을 활용해 해외금융계좌 미신고 혐의자를 철저히 검증하고, 과태료 부과와 통고처분, 형사고발, 명단공개 및 관련 세금 추징 등을 엄정히 집행할 예정이다.
수정·기한 후 신고자는 최대 90%까지 과태료 감경이 가능하다. 국세청은 전 세계 과세당국과 함께 가상자산 거래내역 등의 정보교환 보고 규정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국세청 관계자는 "아직 신고하지 않은 대상자라면 해외 가상자산계좌를 조속히 신고해달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