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은행 직원 횡령액이 3000억원에 육박한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감독원은 경남은행이 BNK금융지주 편입 후 금융사고 예방을 위한 내부통제 기능 전반이 작동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는 지난해 발생한 우리은행의 사상 최대 횡령액 756억원의 4배를 훌쩍 넘는 사상 최대 규모다
20일 금감원은 지난 7월 21일부터 진행한 현장점검 결과를 발표했다. 점검결과 경남은행 투자금융부 직원이 총 2988억원을 횡령한 사실이 적발됐다. 직원은 투자금융부에서만 15년을 근속했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대출 업무를 담당하면서 2009년 5월부터 2022년 7월까지 본인이 관리하던 17개 PF사업장의 돈을 빼돌렸다.
횡령액은 대출금은 1023억원, 대출 원리금 상환자금 196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를 통해 경남은행이 입은 손실은 595억원에 달한다. 금감원은 사고 원인을 "내부통제 기능이 전반적으로 작동하지 않아서"라고 적시했다. BNK금융지주는 경남은행에 대한 내부통제 서면점검 실시했다. 하지만 경남은행의 지주 편입(2014년 10월) 이후 고위험 업무인 PF대출 취급 및 관리에 대해서는 점검하지 않았다. PF대출이 급격히 증가한 지난 2020년에도 점검 내역은 없었다. 특히 경남은행은 대출금 지급 등 여신관리, 직무분리 등 인사관리, 사후점검 등 전반적인 내부통제 절차가 미흡했다.
여신관리의 경우 대출금 지급시 대출약정서에 명시된 정당계좌를 통해서만 대출금이 지급되도록 통제하는 절차가 없었다. 대출 상환시 업무처리 절차를 규정하지 않았다. 대출 실행 또는 상환시 해당 내용에 대한 차주 통지도 없었다. 인사관리의 경우에도 사고자가 15년간 동일 부서에서 PF대출 업무를 담당하고, 본인이 취급한 PF대출 사후관리까지 했다. 직무분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던 셈이다. 고위험업무인 PF대출 취급 및 사후관리 업무에 대한 명령휴가도 없었다. 수후점검 역시 문서관리의 적정 여부 및 정리채권 이관의 적정 여부 등을 자점감사 대상으로 규정하지 않았다. 자점감사 대상으로 규정했다고 해도 감사하지 않거나 부실하게 감사했다. 사고발생 인지시점에 대응도 늦었다. BNK금융지주 및 경남은행은 금융사고 정황을 4월초 인지했다. 경남은행은 사실관계 확인을 위한 자체조사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금융당국앞 보고를 지연했다. BNK금융지주는 7월말경에서야 경남은행에 대한 자체검사에 착수했다.
김경렬기자 iam10@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