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연내 추가 금리 인상…긴축 장기화 시사
연준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기준금리를 현 5.25~5.50% 수준으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한국(기준금리 3.50%)과 미국의 금리 차이도 최대 2.00%포인트(p)를 유지했다.
연준은 지난해 3월부터 올해 5월까지 10회 연속 금리를 인상한 뒤 6월엔 금리를 동결했다. 7월에는 0.25% p 올렸다.
연준은 성명에서 "최근 지표상 경제활동이 견고한 속도로 확장돼 왔고, 일자리 창출은 최근 몇 달간 둔화했지만 여전히 견조하며 실업률은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FOMC는 최대의 고용과 장기적으로 2%의 물가상승률을 추구한다"며 "이런 목표들을 지지하기 위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연준은 긴축기조 장기화 가능성을 내비쳤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적절하다고 판단할 경우 금리를 추가로 올릴 준비가 돼 있다"며 "인플레이션이 하락해 정책 목표 수준으로 안정화됐다고 확신이 들 때까지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준은 같이 공개한 점도표(금리 전망을 점으로 표시한 도표)에서 올해 말 금리예상치(중간값)를 지난 6월과 같은 수준인 5.6%로 제시했다. 올해 말까지 한 차례 추가 금리 인상을 연준 위원들이 예상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내년 말 금리 중간값은 5.1%(5.0~5.25%)로 6월 전망치(4.6%)보다 0.5%p 올랐다. 연준이 내년에 금리를 인하하더라도 시점이 늦거나 하락 폭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뜻이다 .
◇한미금리차 2.25%p 눈앞…금융불안정 우려 ↑
한은은 오는 10월 19일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현재 한국의 기준금리는 연 3.50%다. 한미간 기준금리 차는 2.0%p로 역대 최대다.
한은은 우선 한 달 뒤 열리는 금통위에서는 금리를 동결하고 시장 상황을 관망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10월 이후다. 연준이 연내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경우 한미금리차는 사상 최대인 2.25%p 이상으로 벌어질 수 있다. 미국은 오는 11월과 12월에 FOMC 회의 일정이 잡혀있다.
더 큰 문제는 미국의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이 한층 더 높아졌다는 점이다. 원론적으로 달러와 같은 기축통화가 아닌 원화 입장에서 기준금리가 미국보다 크게 낮아질 경우, 더 높은 수익률을 좇아 외국인 투자 자금이 빠져나가고 원화 가치가 떨어질 위험이 커진다.
다행히 지난 5월 이후 한미금리 역전 폭이 1.75%p 이상으로 커졌지만, 원·달러 환율은 현재까지 1300원대에서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규모 외국인 자금 유출도 없었다.
그렇다고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지난달 외국인 증권(주식+채권) 투자 자금은 17억달러(약 2조2470억원) 순유출됐다. 지난해 12월(-24억2000만달러) 이후 최대다.
더구나 고금리 장기화는 한국 경제의 리스크 요인으로 꼽힌다. 상당 기간 긴축으로 미국 성장이 둔화되면 우리나라 수출 등에 지속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 저성장 국면에 미국과의 금리 차 등을 고려해 고금리 기조를 계속 유지해야 한다는 점도 부담이다. 이럴 경우 대출자의 원리금 상환 고통은 더 길어지고, 그만큼 소비도 더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
이미선기자 alread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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