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KGM 등 中 배터리 탑재
국내3사, 2025년부터 양산 가능
국내3사, 2025년부터 양산 가능
3일 업계에 따르면 KG모빌리티의 신형 전기차 '토레스 EVX'에는 중국 BYD의 블레이드 배터리가 탑재됐다. 블레이드 배터리는 기존 LFP 배터리의 단점을 개선한 것으로 모듈이라는 중간 과정을 없애고 셀을 배터리팩에 바로 담는 셀투팩(CTP) 방식을 활용했다.
CTP 방식은 동일 공간에 더 많은 배터리를 넣어 에너지 밀도를 개선하고, LFP 배터리의 약점이었던 주행거리를 향상시켰다. 토레스 EVX가 LFP 배터리를 탑재했음에도 433㎞의 1회 충전 주행거리를 확보한 이유다.
곽재선 KG모빌리티 회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토레스 EVX에 중국 LFP를 탑재했다고 앞으로도 중국산을 쓰는 회사라고 단정하지는 말아야 한다"며 "차종마다 최적의 조건을 따져 배터리를 선택할 것이고, 배터리 선택은 차량을 개발할 때부터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실적으로 인정해야 할 것은 배터리 전기차 기술은 중국이 우리보다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며 "LFP는 화재안정성, 주행거리, 가격 등을 봤을 때 우리 입장에서는 최적"이라고 강조했다.
기아 역시 소형 SUV인 '더 뉴 기아 레이 EV'에 중국 CATL의 LFP 배터리를 탑재했다. 1회 충전 거리는 복합 기준 205㎞로 짧은 편이지만, 서울시 기준 전기차 국고 보조금과 지방자치단체 보조금을 더하면 4인승 가격이 2000만원 초반대에서 구매할 수 있을 만큼 가격 경쟁력이 있다.
테슬라도 중국산 LFP 배터리를 탑재한 중형 후륜구동 SUV '모델Y'를 한국에 들여왔다. 주행거리는 기존 모델보다 짧은 350㎞에 불과하지만, 미국 공장에서 생산한 모델Y보다 2000만원 이상 저렴하다.
테슬라 외에도 메르세데스 벤츠, 지엠, 포드, 폭스바겐 등 완성차업체들이 주류였던 NCM(니켈코발트망간) 대신 LFP 배터리를 속속 채택하고 있어, 국내 시장에서 LFP를 탑재한 전기차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글로벌 경기 둔화와 소비 위축 등으로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LFP가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어서다.
국내 배터리 3사는 기존 LFP보다 성능을 높인 차세대 LFP 배터리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본격 양산은 내후년에나 이뤄질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중국 난징의 에너지저장장치(ESS) 생산라인 일부를 LFP로 전환해 전기차용 제품을 2025년까지 양산한다는 목표다.
삼성SDI는 LFP 양극재에 망간을 추가해 기존 LFP의 단점을 개선한 LMFP(리튬망간인산철) 시제품을 최근 공개했다. 울산공장에는 LFP 배터리 생산라인을 구축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K온도 지난 3월 인터배터리에서 저가형 LFP 시제품을 최초 공개했다. 저온에서 50~70% 줄어드는 기존 LFP 배터리의 주행거리를 70~80%까지 끌어올린 제품이다.
한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기존 LFP의 단점을 극복하고 성능을 더 끌어올린 차세대 배터리를 시장에 내놓아야 하기에 시간이 걸리는 것"이라며 "에너지 밀도와 성능을 모두 끌어올린 LFP 배터리가 전기차에 탑재되기까지는 빨라야 2025년 이후"라고 말했다.
박한나기자 park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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