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스탠다드에 맞게 불필요한 규제는 개선하고, 투자 활성화와 해외 진출 전폭 지원을 통해 국가전략산업으로서 콘텐츠 산업을 집중 육성하겠다."
유인촌(사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6일 취임사에서 "급격한 환경 변화 속에 K-콘텐츠가 더 높은 경쟁력을 가지려면 새로운 어젠다를 설정하고 정책의 새 틀을 짜야한다"며 "창작자와 이용자가 공정하게 상생하는 선순환 생태계를 조성하고 새롭게 대두하는 저작권 등 쟁점에 대해서는 신속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유 장관은 이날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이제는 문화로 먹고사는 시대, K-컬처의 시대"라며 "그러나 빛나는 K-컬처의 이면에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유 장관은 AI(인공지능) 등 신기술 확산이 기존 문화예술 생태계에 큰 충격을 주고 있고 있다는 점을 짚었다. 그는 "글로벌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의 급격한 성장으로 장르 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전 세계는 콘텐츠 무한경쟁 시대에 돌입하고 있다"며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하고 들리지 않는 것을 들리게 하는 '문화의 힘'이 문체부를 넘어 전 부처 정책에 녹아들게 하겠다"고 했다.
유 장관은 이날 재임 기간의 중점 과제로 △예술인들이 자유롭게 도전할 수 있는 창작 환경을 위한 예술 지원체계 개편 △문화가 중심이 되는 지역균형발전 △K-콘텐츠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혁신적이고 선제적인 전략 수립 △생활체육과 학교체육의 활성화 △관광산업의 재도약 등을 제시했다. 유 장관은 "우리를 둘러싼 환경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지만 변하지 않는 진리는 현장에 답이 있다는 사실"이라며 "열린 마음으로 현장의 목소리를 귀 기울여 듣고 균형 있는 시각에서 정책을 추진하겠다. 말뿐이 아닌 현장에서 행동으로 보여줄 것"이라고 했다.
조직 내부적으로 인사의 기본 원칙을 확립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구성원 다수가 납득할 수 있는 인사를 시행하고 자유롭게 소통하는 조직문화를 만들겠다는 포부다. 유 장관은 "국민들이 일상에서 직접 변화를 체감하는 정책들을 만들어 갔으면 한다"며 "여러분이 소신껏 추진한 일에 대해서는 제가 책임지겠다. 문체부 공무원으로서 보람과 긍지를 느끼며 일하길 바란다"고 했다.
유 장관은 이날 예고 없이 단상에서 내려와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그는 "문화란 것 자체가 삶의 방식을 정하고 삶이 쌓여 만들어지는데 단상이 있는 이런 구조에선 생각이 안 바뀐다"며 "문화를 다루려면 고정된 것에서부터 탈피해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좀 더 유연하고 자유로운 생각을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블랙리스트 문제와 관련해서는 "현장에 있는 양심상 그런 짓은 안 했다"며 "'왜 저렇게 반대할까' 미워는 했어도 (지원한) 기록을 보면 다 나온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직원들이 (박근혜 정부 시절 블랙리스트) 트라우마에서 벗어나면 좋겠다"며 "이념 문제, 부처 간 이견 갈등, 현장 소통에서 벌어지는 갈등은 세상이 변해도 존재하니 피하지 말고 갈등을 해결하도록 노력하자"고 당부했다.반말 논란에는 "(당시) 장관을 처음 하다 보니 시행착오를 많이 했고 무조건 정면 돌파했다. 모든 걸 해결하고 싶었다"며 "1인 시위든 수십명이 하든 그냥 지나친 적이 없다. 그래서 시끄러웠다. '고생하지 말고 들어가라'고 하면 '왜 반말하느냐'는 답이 돌아왔다. 인터넷에 바로 뉴스가 났다"고 회상했다. 이어 "어떻게든 친근하게 다가가고 싶었던 것"이라며 "해결된 것도 있고 안된 것도 있지만 그 나름대로 노력의 결과가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6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15동 대강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