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소 럼피스킨병이 발생한 지 열흘째인 29일 확진 사례가 모두 61건으로 늘면서 우려를 키우고 있다. 발생 지역도 충남에 이어 경기, 인천, 충북, 강원, 전북, 전남 등 7개 시도로 범위가 넓어졌다.
현재 방역당국이 발생지역을 중심으로 백신 접종을 진행하고 있지만 항체가 형성되는 기간을 고려하면 확진 사례는 당분간 더 발생할 전망이다.
럼피스킨병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기준 누적 확진 사례는 모두 61건으로 집계됐다.
국내 확진 사례는 지난 20일 처음 보고된 이후 21일 3건, 22일 6건, 23일 7건이 각각 확인됐다. 24일에는 12건의 사례가 확인됐고, 25일과 26일에는 각각 9건, 27일에는 5건이 보고됐다.
확진 사례가 나온 농장 61곳에서 살처분됐거나 살처분되는 소는 모두 4107마리다.
앞서 방역당국은 서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산발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충북 음성과 강원 양구, 횡성 등 내륙에서도 확진 사례가 나왔다. 전날에는 경기 여주·시흥·연천, 충남 아산, 강원 고성 등지 농장에서 8건이 확인됐고 이날 전남 무안에서 1건이 추가로 나왔다.
당국은 지난달 중순께 국내에 럼피스킨병 바이러스가 이미 유입됐을 것으로 보고, 다양한 경로를 두고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또 전날 백신을 추가 도입해 긴급 백신 접종명령을 내리고 다음 달 10일까지 전국 소 사육 농장에서 백신 접종을 진행한다. 당국은 전국의 소 사육농장에서 백신을 접종하기 위해 이달까지 백신 400만마리분을 추가로 도입할 방침이다. 지난해 국내에 비축해 둔 백신은 54만마리분이다.
당국은 백신 접종이 계획대로 진행되면 다음 달 중에 확산세가 진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럼피스킨병은 흡혈곤충에 의해 소만 감염되는 바이러스성 질병으로, 사람에게는 전염되지 않는 가축질병이다. 발생 농장의 모든 소는 살처분돼 식품 유통망에 유입되지 않으며 백신은 충분한 임상시험을 거쳐 이미 유럽연합(EU)에서 사용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측은 "이동제한 등 요인으로 소고기 가격이 단기적으로 상승할 수 있지만 한우 과잉 사육 상황 등을 고려할 때 수급이나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우유도 1년에 한 차례 가격을 결정하는 특성상 가격 변동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럼피스킨병 확산 여파로 급등하던 소 도매가격도 안정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27일 기준 한우 고기 도매가격은 1㎏에 1만7726원으로 럼피스킨병 발생 이전인 2주 전의 1만7811원, 3주 전인 1만7403원과 유사한 수준이다.
앞서 럼피스킨병 발생으로 22일 오후 2시까지 48시간 전국 축산시설 종사자와 차량 등에 대한 일시이동중지 명령이 내려진 여파로 한우 고기 도매가격은 24일 1㎏에 2만53원으로 올랐으나, 전국 단위 명령이 해제되고 발생지역에 한해 명령이 적용되자 한우 고기 도매가격은 25일 1㎏에 1만9365원, 26일 1만8499원 등으로 하락세를 보였다.신하연기자 summer@dt.co.kr
지난 26일 소 바이러스성 질병인 '럼피스킨병' 확진 판정을 받은 강원 횡성군의 한 축산농가 입구에서 방역 당국이 소독에 나서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