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반도체연구정책센터의 인재전략 구상, 기술유지·향상을 위한 종합적 관점에서 접근
미국을 중심으로 반도체 공급망 리스크를 우려한 주요국이 반도체 생산을 내재화하는 정책을 강화하면서 메모리 제조 강국인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외교적 기술전략'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한국 반도체 산업은 세계 최고 수준의 메모리 반도체 기술력을 가지고 있지만, 시스템 반도체 및 소재·부품·장비 분야 전문인력과 생태계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점도 넘어야 할 산이다.
한국 반도체 산업이 마주한 도전을 기회로 전환하기 위한 전략은 궁극적으로 연구개발(R&D)과 인재 확보 전략 강화로 귀결된다.
R&D 경쟁력은 우수한 인재의 지속 공급이 없이는 유지되기 어려우므로, 결국은 인재 확보가 기술전략의 시발점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반도체와 같은 첨단기술 분야의 경우 국가 간 인재 확보 경쟁이 치열하고 인재유출에 대한 우려도 있어 인재 확보의 중요성이 더욱 크다.
이와 관련하여 한국 정부는 2022년 범정부 차원의 반도체 관련 인력양성 계획을 발표하고 적극 추진 중이다.
치열한 기술패권 경쟁이 일어나는 지금, R&D 인재를 빈틈없이 확보하기 위해서는 반도체 인력의 경력 생애주기(학생-직장인-재교육)를 고려한 다차원적인 전략이 필요할 것이다.
23일 ETRI 반도체연구정책센터(이하'센터')에서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인재전략은 인력의 원천과 확보 방안에 따라 신규 인력 양성 및 유치와 기존 인력 유지 및 전환 형태로 구상될 수 있다.
신규 인력 전략으로는 국내 신규인재 양성, 해외 반도체 인재 및 재외 한국 전문가의 국내 유치가 해당된다.
국내 기존 인력 전략에는 우수한 반도체 인력의 유출 방지 및 동기 부여 강화 등 인력 유지, 기존 반도체 인력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재교육 및 정책 지원 등 인력 전환이 포함된다.
이와 관련하여 센터는 반도체 관련 직무/기술 분야, 인력 전문성, 향후 인력 수요 전망을 고려하여 인재전략을 위한 근거를 구축한다면 효과적인 정책 실행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하였다.
센터에 의하면 반도체의 다양한 분야 내에서 앞으로 어떤 기술 및 직무 분야에서 인력 수요가 증가할 것이며, 이들 분야에서 요구하는 인력의 미래 전문성은 무엇이 있는지에 대한 정기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센터는 인력양성 수요 도출 프레임워크의 모범사례(Best practice)로, 미국 SRC(Semiconductor Research Corporation)가 발표한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및 고급 패키징 기술 로드맵에 제안된 KSA(Knowledge, Skills, and Abilities) 매트릭스를 들었다. 미국 SRC가 제안한 KSA 매트릭스는 반도체 분야별로 요구되는 전문성과 향후 인력 공급의 우선순위를 한 눈에 파악할 수 있어 인재전략 목표 수립 과정에 체계적인 관점을 제공한다.
센터 관계자는 국가 반도체의 초격차 및 신격차 확보를 위해서는 인력양성을 위한 예산과 사업의 수를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반도체 관련 분야별로 향후 5년에서 10년 후 어떤 전문성을 가진 인력수요가 증가할 것인지에 대한 파악이 이루어진다면 인력의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보다 효과적으로 맞출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하였다.
또한, 이러한 프레임워크를 한국의 실정에 맞게 적용한 한국판 KSA의 도입은 시도해볼 가치가 있다고 언급했다.
강승현기자 seung0103@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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