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발표를 앞두고 급등했던 저PBR(주가순자산비율) 관련주가 이날 세부안 발표 이후 일제히 하락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은행과 보험, 카드 등 대표적인 저PBR주로 평가받던 업종의 주가가 일제히 3% 이상 떨어졌다.
이날 하락률이 가장 컸던 업종은 카드로 주가가 4.74% 빠졌다. 이어 △생명보험 4.09% △은행 3.57% △손해보험 3.47% 순으로 낙폭이 컸다. 금융업과 함께 저PBR 대표 수혜업종으로 꼽혔던 자동차도 -2.53%를 기록했다.
종목별로는 흥국화재가 전 거래일 대비 11.93%빠진 5020원에 장을 마치며 가장 높은 하락률을 기록했다. 한화손해보험(-11.17%), 한화생명(-9.60%), 현대해상(-7.07%), 하나금융지주(-5.94%) 등도 낙폭 상위권에 자리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의 순매수세가 두드러졌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486억원과 855억원을 순매도한 반면, 외국인은 1188억원어치를 사들였다.
다만 그동안 저PBR주로 꼽혔던 종목에 대해서는 시각이 일치했다. 개인과 기관, 외국인 모두 해당 종목들을 팔아치웠다. 개인은 자동차 관련주를 주로 매도했다. 현대차에서만 191억원이 빠져나갔고, 현대모비스주식도 68억원어치를 팔았다. 금융관련 종목에서는 삼성생명(89억원)의 순매도 금액이 가장 컸다.
기관도 기아 주식을 208억원어치 순매도했고, 신한지주와 KB금융도 각각 199억원, 170억원어치를 팔았다. 외국인 순매도 상위 종목에는 기아(335억원), 메리츠금융지주(166억원), 하나금융지주(120억) 등이 이름을 올렸다.
금융시장 관계자는 "시장에서 기대했던 세제 혜택이라든지 배당 분리과세 같은 세제 혜탁이 없는 상태에서는 큰 영향이 없어 실망 매물이 나왔다"면서도 "다만 첫 번째 이슈이기 때문에 총선을 앞두고 추가적인 내용이 나올 때까지는 지켜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국민연금이 최근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하는 국내 주식을 발굴하고 투자하기 위해 가치형 위탁운용사 3곳을 선정한 것에 따른 효과도 배제할 수 없다"며 "실질적으로 ROE가 높고 PBR이 낮은 종목군 중심으로는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코스피는 정부의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이 공개에 2640대로 후퇴했다. 코스피 종가는 전날보다 20.62포인트(0.77%) 내린 2647.08로 집계됐다. 전장보다 10.35포인트(0.39%) 내린 2657.35로 시작한 지수는 오전 한때 37.43포인트(1.40%) 하락한 2630.27까지 내리기도 했으나, 이후 낙폭을 줄였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17포인트(0.13%) 내린 867.40으로 장을 마쳤다.
일본 증시는 이날 또 한번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닛케이지수는 3만9233.71로 마감하며 전 거래일 세운 종가 기준 최고가를 훌쩍 넘어섰다. 장중 최고 3만9388.08을 기록하며 장중 최고가(3만9156)도 갈아치웠다. 김남석기자 kns@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