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병우(사진)DGB대구은행장이 DGB금융그룹 차기 회장으로 내정됐다. 핵심 계열사인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앞두고 DGB금융이 조직 안정성을 우선해 외부 출신 대신 내부 출신을 발탁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권에서는 황 내정자가 향후 풀어야 할 과제로 △성공적인 시중은행 전환 △경영 안정성 지속 △내부 통제 강화 등을 꼽는다.
DGB금융 회추위는 26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를 개최하고 차기 회장 후보로 황 행장을 추천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 경영승계 절차를 개시한 회추위는 '그룹최고경영자 경영승계 프로그램'을 설계하고 공정하고 투명한 승계 절차를 위해 후보자의 업무역량, 경영철학, 리더십, 인적성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회추위원들의 직접 평가와 외부전문가 평가를 함께 실시했다.
회추위는 평가주체 및 평가방식을 다양화하고, 분야별 전문성 검증을 통한 다면평가와 회추위원들에게 객관적인 정보제공을 위해 14명의 외부전문가를 참여시켰다. 승계 절차 개시 후 세운 4대 선임 원칙에 입각해 종합적인 판단을 내렸다.
회추위는 황 후보자에 대해 "그룹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뛰어난 통찰력을 바탕으로 실현 가능한 비전과 전략을 제시했으며, 우수한 경영관리 능력과 시중지주 전환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DGB금융의 새로운 미래와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끌 역량 있는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황 행장은 1967년생으로, 대구 성광고와 경북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1998년 대구은행 입행 이후 경영컨설팅센터장, 본리동지점장 등을 역임했다.
김태오 현 DGB금융 회장 취임 이후엔 지주 비서실장, 그룹 미래기획총괄 겸 경영지원실장을 지내며 '경영 전문가'로 통한다.
DGB금융의 핵심 계열사인 대구은행이 시중은행 전환을 앞두고 있는 만큼, 황 내정자의 최대 과제는 경영 안정이 될 전망이다.
대구은행은 지난 7일 금융당국에 시중은행 전환 인가 신청을 했다. 당국의 심사를 거쳐 본인가를 받고 난 후 이르면 내달 중 시중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안정적인 경영을 위해선 수익성 개선도 필요하다. 최근 대구은행 관계자도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시중은행 전환으로 수익성이 다소 떨어질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DGB금융은 지난해 전년 동기 대비 3.4% 감소한 3878억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대구은행 역시 견조한 원화대출 성장과 비이자이익이 크게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4분기 민생금융 관련 비용인식과 취약자산에 대한 선제적 충당금 적립으로 전년 동기 대비 6.2% 줄어든 3639억원의 순익을 냈다. DGB금융의 비은행 계열사들도 DGB생명을 제외하고는 전반적으로 실적이 전년보다 부진했다.
디지털 경쟁력 강화도 시급하다. 이미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전통 은행들에 맞서 '신규 플레이어' 대구은행이 시장에 빠르게 안착하기 위해선 디지털을 통한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
앞서 김 현 회장은 지난해 7월 기자들과 만나 시중은행 전환과 관련된 대구은행의 전략에 대해 "핀테크, 플랫폼사와 동반자로 같이 협력해 보다 나은 혁신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대구은행은 시중은행 전환 후 비전으로 '뉴 하이브리드 뱅크'를 내세우고 있다. 뉴 하이브리드 뱅크란 디지털 접근성 및 비용 효율성과 같은 인터넷은행의 장점과 중소기업 금융 노하우 등 지역 은행의 장점을 함께 갖춘 새로운 은행을 의미한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시중은행들 모두 디지털 영업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구은행이 전국구 은행으로 발돋음 하기 위해선 기존 모바일 앱인 아이엠뱅크(IM뱅크) 등을 잘 활용해 디지털 금융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것이 매우 중요해보인다"고 말했다.
이밖에 지난해 불법 계좌개설 사태로 논란을 일으킨 대구은행의 내부통제 강화와 고객 신뢰 회복 황 내정자가 떠안은 주요 과제 중 하나다.
한편 황 후보자는 오는 3월 중 개최 예정인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