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리콜된 제품이 국내에서는 버젓이 유통되고 있어 한국소비자원이 판매차단 조치를 내렸다. 하지만 이번 조치에 알리익스프레스(이하 알리), 테무 등 중국 직구 플랫폼은 아예 대상에 포함되지도 않았다.
알리 앱 사용자 수는 지난달 기준 818만명으로 국내 이커머스 애플리케이션 가운데 쿠팡(3010만명)에 이은 2위다. 테무 역시 지난달 앱 사용자 수가 581만명에 이른다.
한국소비자원은 지난해 유럽과 미국 등 해외에서 리콜된 제품을 모니터링한 결과, 473개 제품이 국내에서 유통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7일 밝혔다. 이에 따라 판매 차단 조치를 했다는 설명이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473개 제품 가운데 제조국이 확인된 219개 제품 가운데 중국산이 138개, 63%를 차지해 압도적으로 많고 미국산이 13개(5.9%)로 뒤를 이었다.
하지만 알리익스프레스 등 중국 직구 플랫폼은 이번 조사대상에 포함되지도 않았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이번 판매차단 조치에 알리익스프레스는 아예 들어가지 않았다"면서 "알리익스프레스에 대해 향후 어떻게 보겠다는 계획이 나온 건 아직 없고, 국내법 적용 여부를 검토중인데 아직 답변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에서 리콜됐음에도 국내에 유통된 473개 제품을 품목별로 보면 음식료품이 113개(23.9%)로 가장 많고, 가전·전자·통신기기 106개(22.4%), 아동·유아용품 70개(14.8%) 순이다.
음식료품의 경우 유해 물질·알레르기 유발성분 함유에 따른 리콜이 69.9%를 차지했다. 가전·전자·통신기기는 감전 위험 등 전기적 요인과 제조 불량에 따른 고장, 과열·발화·불꽃·발연 등이 리콜 사유였다.
아동·유아용품의 경우 소형 부품 삼킴·질식 위험 등이 주요 리콜 사유로 꼽혔다.
아울러 소비자원은 정식 수입사를 통해 해외 리콜 제품의 국내 유통을 차단했음에도 구매대행 등을 통해 재유통된 사례 513건을 지난해 적발해 시정했다고 전했다.
재유통 적발 사례 중 125건(24.4%)이 가전·전자·통신기기 품목으로 가장 많았다.
소비자원은 정부부처 합동 '해외위해제품관리실무협의체'와 온라인플랫폼 '자율 제품안전 협약'을 통해 해외 위해제품의 온라인 유통 차단에 노력 중이다.
소비자원은 2021년 쿠팡과 네이버 등 7개 사와 위해 제품 판매 차단 자율 협약을 체결했고 작년에 당근·중고나라 등 중고 거래 플랫폼과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자율협약을 체결하면 소비자원이 위해 제품을 모니터링해 해당 기업에 차단을 요청하는 방식이다.
소비자원은 올해 구매대행 제품을 등록해주는 30여개사와 협약을 추진하는 한편 외국 업체인 아마존과 알리익스프레스도 협약에 참여하도록 접촉 중이다.
지난달 중순 윤경천 소비자안전센터 소장이 미국 올랜도에서 열린 국제소비자제품안전보건기구(ICPHSO) 심포지엄 참석 중 아마존 관계자를 만나 자율협약 체결을 권유했다. 알리익스프레스와는 지난달 말 국내 관계자를 만나 소비자 피해 현황 등을 공유한 상태다.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