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고용보험기금 등 국가기금
NH·미래에셋證 위탁받아 운용
당초 계약규모의 6분의 1 감소
NH·미래에셋證 위탁받아 운용
당초 계약규모의 6분의 1 감소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미래에셋의 연기금 잔액은 8조1122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4월 6조원대 고용기금을 유치한 후 해당 계정의 곳간이 커졌다.
다만 고용기금 규모는 줄어든 상황이다. 고용기금은 앞서 한투에서 갖고 있었다. 한투가 고용보험기금을 갖고 있을 때만 하더라도 고용기금 규모는 9조5000억원에 달했다. 미래에셋증권이 유치했을 때는 이미 3조원 가량이 증발한 셈이다. 한투는 지난 2021년 12월 독일 국채금리 파생결합펀드(DLF) 손실 책임을 묻는 고용노동부에 의해 피소됐다. 고용기금 재유치 실패는 물론 골치 아픈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잔고가 감소한 고용기금을 맡게 된 미래에셋은 기금운용본부에 수십명 전담인력을 두고 있다. 3bp(1bp=0.03%) 안팎인 평균 보수율로 추산하면, 전문인력의 연봉을 지급하기도 벅차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는 얘기다.
주택기금을 유치한 NH는 더욱 문제다. 최근 NH의 주택기금 투자일임 잔고가 3조원대로 쪼그라 들었다. 국토부가 책정한 위탁운용 규모는 22조8942억원(2021년 말 평균 잔고)이었다.당초 계획과 달리 운용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5조8712억원으로 줄면서 4분의 1 토막 났고, 올 들어 추가 자금이 빠져나갔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주택기금이나 고용기금이나 둘 다 의미 없는 규모를 운용하고 있다"면서 "본부를 축소하지 않은 곳은 NH투자증권과 KB증권이 유일하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고용기금 사이즈가 줄면서 하위 운용사에 배분하기조차 어렵다"면서 "운용인력 비용을 감안하면 자금 운영 필요도 없어졌다"고 덧붙였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경쟁에 뛰어든 회사는 본부 유지를 놓고 주변 눈치를 보는 상황까지 연출되고 있다.
KB증권(이하 KB)은 고용기금과 주택기금 유치에 모두 실패했다. KB는 김성희 OCIO솔루션본부장(상무)을 영입해 국가기금 OCIO 유치 경쟁을 펼쳤다. 김 상무는 작년 고용기금 유치 경쟁에서 주목받았다. 삼성자산운용에서 22조원 규모 고용부 산업재해보험기금 운용을 주도했던 이력 덕분에 고용부와 소통 역량이 기대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입사 후 3년동안 주택기금 유치전에서는 NH에 밀렸고, 고용기금 신규 유치에도 실패했다.
본부가 유지될지는 미지수다. 김 상무가 이끄는 기금 유치 본부 인원은 14명이다. 이 본부는 대형기금 OCIO 유치전에 다시 뛰어들때까지 당분간 중소형 및 일반법인 위탁운용 업무를 맡는다. 또 다른 계열사 KB자산운용에서도 OCIO 본부가 있었다. KB자산운용은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 채수호 본부장을 영입해 기금유치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3년간 시도한 끝에 비즈니스를 접었다.
김경렬기자 iam1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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