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관리인, 美법원에 보상계획 제출
채권자 98%, 118% 보상 예정
AI투자·가상화폐 급등에 상황 달라져
채권자 98%, 118% 보상 예정
AI투자·가상화폐 급등에 상황 달라져
FTX는 8일(현지시간) 기업회생계획을 미 델라웨어 파산법원에 제출했다. 거래소 이용 고객을 포함한 대부분 채권자에게 파산 당시 예치금의 118%를 되돌려주는 게 회생계획의 뼈대다. 법원이 이를 승인하면 FTX는 회생계획 발효 후 60일 이내에 채권자들에게 자금을 돌려줄 예정이다.
고객들은 지난 2022년 11월 미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FTX가 회생계획에서 추산한 보유자산 가치는 145억∼163억달러. 채권자 보상 계획이 법원 승인을 얻어 확정되면 5만 달러 미만 소액 채권자는 허용 청구액의 최소 118%를 현금으로 돌려받을 수 있다. FTX 계좌에서 가상화폐를 거래했던 대부분 개인 고객(채권자의 98%가량)이 해당한다. 나머지 채권자도 허용 청구액의 100%와 이자를 받을 수 있다.
FTX가 고객 돈을 모두 돌려줄 수 있게 된 배경으로는 벤처투자 성공과 FTX 파산 사태 이후 이어진 가상화폐 가격 급등이 꼽힌다.
FTX는 올해초 앤트로픽의 보유 지분 중 3분의 2를 약 8억8400만 달러에 매각했다. FTX는 앞서 2021년 인공지능(AI) 기업 앤트로픽에 5억 달러를 투자했는데, 이후 AI 붐이 일면서 앤트로픽 지분가치가 크게 올랐다. 앤트로픽은 챗GPT를 개발한 오픈AI 출신자들이 설립한 회사다. 구글과 아마존닷컴으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받기도 했다.
또한 파산보호 신청 시점에 1만5000달러대까지 떨어졌던 비트코인이 6만 달러대로 올랐다. FTX의 보유 자산 가치가 급격히 회복된 셈이다. 다만 고객이 계좌에 비트코인 등 가산화폐 형태로 잔고를 보유했더라도, 보상금은 이런 화폐 가치의 급등과 무관하게 책정된다. 파산신청 시점에서 정한 달러화 현금가치가 기준이다.
FTX의 파산보호 후 법정관리인으로 선임된 존 레이 3세 변호사는 세계 각지에 흩어진 FTX의 보유자산을 조사하고 투자금을 회수하며 보상 계획을 수립해왔다. 레이 변호사는 FTX의 파산보호 신청 며칠 뒤 "내 40년 기업 구조조정 경력에서 이렇게 완전한 기업 통제 실패는 본 적이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2001년 미 최대 회계조작 스캔들을 일으킨 엔론의 파산관제인을 맡기도 했다.
한편 FTX 창업자 뱅크먼-프리드(32)는 1심에서 징역 25년을 선고받았다. 그는 고객 자금 수십억 달러를 빼돌려 FTX 계열사인 알라메다리서치의 부채를 갚고 바하마에서 호화 부동산을 사들인 혐의 등으로 이같은 판결을 받았다. 뱅크먼-프리드는 곧장 뉴욕 맨해튼의 연방항소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에는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 창업자 자오창펑이 자금세탁 혐의로 징역 4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검찰이 구형한 3년보다는 형량이 줄었다. 그는 43억달러(약 5조5000억원) 상당의 벌금을 내기로 미 정부와 합의했고, 바이낸스의 CEO직에서는 사임했다. 검찰은 자금 세탁 방지 프로그램을 시행하지 못한 데 대한 책임을 물어 의미가 크다고 자평했다. 김경렬기자 iam1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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