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식품·외식업계에 원가 절감과 할인 행사 등을 통해 올해 하반기에도 물가 안정세가 지속될 수 있도록 동참해달라고 촉구했다. 최근 각종 가공식품, 자체브랜드(PB) 상품의 가격이 줄줄이 인상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6일 한훈 차관 주재로 '가공식품 및 외식 물가 점검 회의'를 열었다. 회의에는 한국식품산업협회,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KREI, CJ제일제당, 롯데웰푸드, 농심, 오리온, 롯데칠성음료, 명륜진사갈비, 얌샘김밥, 구이가, 더진국, 땅스부대찌개 등이 참석했다.
한 차관은 "그간 누적된 경영비 부담과 일부 원재료 가격 상승 등을 이유로 6월 이후 일부 기업에서 불가피하게 제품 가격을 인상하고 있다"며 "외식 분야도 식재료·최저임금 상승 등에 따른 경영비 부담으로 일부 브랜드에서 가격 인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이달부터 동원F&B는 김 가격을 평균 15% 인상했고, 샘표식품은 간장 제품 가격은 7.8%가량 올렸다. 롯데칠성음료도 사이다 등 주요 6개 음료 품목 출고가를 6.9% 인상했다. 외식기업 중에는 BBQ가 치킨 가격을 평균 6.3% 올렸다.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김밥류와 안주류, 초코아이스크림 등 PB 상품 가격도 7월부터 일제히 오른다.
정부는 업계에 최소한의 인상 폭을 당부했다. 한 차관은 "가격 인상·인하 요인이 발생하는 경우 소비자가 납득할 수 있는 수준에서 가격에 반영할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며 "장·차관을 비롯해 담당 실·국장이 업계를 자주 방문해 현장에 애로사항을 듣고 해소방안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미 오른 원재룟값 등에 부담을 느끼는 기업의 제품 가격인상을 억누르는 식의 물가 정책은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계절적인 수요가 있는 경우 정부가 기업에 조정을 요청할 수 있는 여지는 있으나, 가격 통제 효과는 제한적이며 인상을 계속 막을 수는 없다"며 "원재료값 등에서 수요·공급에서 시차가 발생해 정부가 사후조치를 취한다면 기업은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렵겠지만, 사전적인 계획하에 물가 정책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이민우기자 mw38@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