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 가격이 최근 한때 6만달러선을 내준 가운데 시장에서는 하반기 전망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일각에선 5만달러선까지 붕괴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반면 상승 모멘텀에 대한 기대감도 여전하다.
비트코인은 지난 3월 7만3000달러로 역사적 최고가를 기록한 이후, 약세 흐름을 보이면서 6만달러선까지 내린 상황이다.
지난 25일 한때 5만8000달러선까지 밀리기도 했다. 이는 5월 3일 이후 두 달여 만의 최저치로, 3월 기록했던 사상 최고가 7만3797달러 대비로는 20% 이상 하락한 수준이다.
◇"4만달러 붕괴 가능성도"…물량 출회 부담↑= 최근 CNBC는 월가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하며 비트코인이 주요 지지선을 지켜내지 못할 경우 5만달러 아래로 추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톰 피츠패트릭 RJ 오브라이언의 전략가는 비트코인의 주요 지지선이 향후 5만650달러 수준에서 형성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해당 지지선이 무너질 경우 비트코인이 최대 29%까지 급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경우 비트코인은 4만달러 아래까지 추락하는 셈이다.
이처럼 비트코인이 약세를 이어가는 배경으로는 최근 시장에서 대규모 자금 이동이 일어나면서 수급 부담을 키우고 있다는 점이 꼽힌다.
우선 2014년 해킹으로 파산한 일본의 비트코인 거래소 마운트곡스(MT.Gox)가 7월 초부터 10월 31일까지 채권자들에게 14만개 규모의 비트코인 상환을 시작한다고 발표한 점이 비트코인 급락을 부추기고 있다. 채권자들의 물량이 시장에 쏟아져 나오면서 가격이 출렁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다. 이는 약 90억달러(약 12조4000억원) 상당으로, 현재 유통되는 비트코인 1970만개의 0.7% 수준이지만, 가격은 크게 출렁일 수 있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마운트곡스 비트코인을 상환받은 투자자들이 이를 모두 매도한다면 현재 가격 기준으로 85억달러의 매도세가 발생한다고 진단하고 "7월 이후 비트코인 매도세의 강도와 기간에 대한 윤곽이 잡히기 전까지는 수급 부담 우려로 인해 비트코인 가격이 부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독일 정부도 압류한 비트코인을 시장에 내놓으면서 투자심리에 영향을 줬다. 최근 독일 정부는 250개의 비트코인(약 1540만달러)을 크라켄과 코인베이스 등 암호화폐 거래소로 옮겼다. 앞서 미국 정부도 압류한 2억4000만달러어치 비트코인을 코인베이스로 옮긴 바 있다.
여기에 지난달 29일에는 사토시 시대의 한 비트코인 채굴자 지갑에서 14년 만에 50비트코인이 바이낸스 암호화폐 거래소로 전송됐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부정적인 투자심리를 키우고 있다.
통상 암호화폐가 중앙화 거래소로 이동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하락 신호로 인식된다. 보통 중앙화 거래소를 사용해 자산을 판매하기 때문이다.
◇"알트코인 ETF 승인 지켜봐야…트럼프 당선시 호재"= 비트코인 가격 상승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도 여전히 존재한다.
무엇보다 이달 중 이더리움 현물 ETF의 거래가 시작 될 경우, 알트코인을 중심으로 가상화폐 시장 전반의 투자심리가 전환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미 대형 자산운용사 반에크가 지난달 27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솔라나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출시를 위한 등록 신청을 했다는 소식 역시 알트코인 현물 ETF 승인에 대한 기대감을 방증한다.
미국 대선 역시 비트코인 가격 향방에 영향을 미칠 변수로 꼽힌다. 가상자산 찬성론자로 돌아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확률이 높아질수록 비트코인 가격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비트파이넥스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미국 가상자산 업계에 더 유리한 규제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며 "트럼프는 가상자산 분야의 혁신과 투자를 장려하면서 명확한 규제 프레임워크를 만드는 것을 우선시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강동현 코빗 리서치센터 연구위원은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알트코인 현물 ETF 승인이 빨라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며 "공화당 후보 트럼프가 친 가상자산 스탠스를 이어가고 있는만큼 미국 대선 예측이 가상자산 시장 전체에 앞으로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미국 금리인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는 점도 가상화폐 시장 전반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요소다.
미국 5월 소매 판매가 컨센서스를 하회하며, 소비 둔화가 가시화되고 연방준비제도(연준·Fed)금리인하 시기가 앞당겨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