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나경원 의원은 연일 '자체 핵무장론'을 띄우고 있다.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했을 때, 한미 연합 훈련을 축소하고 전략 자산 비용을 청구할 경우를 가정한 안보 전략이다. 반면 민주당 등 야권에서는 실현 불가능하다고 비판하고 나서 비핵화 논쟁이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나 의원은 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대한민국 안보의 새로운 비전 핵무장 3원칙' 토론회를 열고,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을 전제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북미 정상회담이 다시 추진될 수 있다. 북미 정상회담 의제는 북핵 폐기가 아닌 핵 동결이 될 수 있다"며 자체 핵무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할 경우 북미회담을 재추진하고, 북한 비핵화 대신 동결 정책을 펼 수 있다는 취지다.
구체적으로는 △국제정세 반영한 핵무장 △평화를 위한 핵무장 △실천적 핵무장 등 '3대 원칙'으로 실현해나가겠다고 했다.
나 의원은 "단순히 미국의 선의에 의존하는 레토릭을 되풀이해서는 절대 우리 안보를 지킬 수 없다"며 "북러 상호방위조약이 체결된 이후 미국에서도 '한국이 핵을 보유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한미동맹을 훼손하는 핵무장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며 "한미동맹과 핵무장이 동시에 같이 가는 것이 안보를 굳건히 지키는 일"이라고 했다.
토론회에 발제자로 나선 정성장 세종연구소 한반도전략센터장은 "트럼프가 재선이 되면 주한미군의 완전 철수는 아니라도 감축하고, 한미 연합 훈련을 축소하고, 전략 자산 배치 시 청구서를 제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주당은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통일부 장관을 지낸 정동영 의원을 단장으로 한 방미외교단은 지난 23~29일 수행한 외교활동을 발표했다. 정 의원을 비롯한 김병주·위성락 의원, 이한주 민주연구원 원장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방미외교단은 미국연방의회의 민주당과 공화당 의원들을 두루 면담했고, 특히 한국계 의원들과 면담을 통해 한반도 긴장 완화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밝혔다.
이어 "북러 밀착관계에 대해서도 깊은 우려를 표명했고, 미국의 관계자도 이에 동의했다"며 "한미 자체의 노력 뿐 아니라 중국을 포함한 4자 협력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했다.
정 의원은 "이번 활동은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 정세의 급변에 대응하기 위한 야당외교의 첫 시동"이라며 "'전쟁 없는 한반도 평화'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우리 국민의 민생 그 자체"라고 강조했다.김세희기자 saehee0127@dt.co.kr
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나경원 의원이 1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안보의 새로운 비전 핵무장 3원칙 세미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정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더불어민주당 방미외교단 귀국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