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전 위원장은 1일 오전 방송된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같이 말했다.
한 전 위원장은 경쟁 주자들이 '배신의 정치'라고 비판하며 견제가 쏠리는 상황에 대해 "일종의 학폭(학교폭력)의 피해자가 지금은 가해자가 됐다. 안타깝다"고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았다.
그는 당권 경쟁자인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한 전 위원장이) 배신하지 않을 대상은 국민뿐이라는 말은 뒤집어 말하면 대통령에 대한 인간적 배신, 당에 대한 배신은 별 거 아니라는 것으로 들린다"고 지적한 것에 대해서도 적극 반박했다.
한 전 위원장은 "지난해 3월 김기현 당대표가 될 때도 인위적 지원이 있었다. 그때도 누가 되면 탄핵이 된다느니, 배신의 정치라는 이야기가 있었다. 같은 레퍼토리"라면서 "나경원, 안철수 후보를 향해 이렇게 이야기하지 않았나"라고 반문했다.
한 전 위원장은 원희룡 전 장관을 겨냥해선 "이 분은 왜 자꾸 뒤집어 말하나"라며 "진짜 배신은 정권을 잃는 것"이라고 단호히 말했다. 이어 그는 "지금은 위기이고 변해야 한다. 몸부림이라도 쳐야 한다"고 맞섰다. 그러면서 "(지금 국민의힘은 축구로 말하자면) 0-3으로 지고 있는 후반"이라며 "포메이션도 바꾸고 공격수도 늘리며 수를 내야 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다른 후보들에 대해선 "수비 숫자를 늘리자고 한다"고 지적했다.
원 전 장관이 자신을 향해 '민주당원이냐'라고 비판한 것에 대해선 "2017년 원 후보가 무소속으로 제주지사일 때 민주당으로 갈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저는 국민의힘에서 정치를 시작했고 마칠 생각"이라고 맞받았다.
채 상병 특검법이 결국 윤 대통령 탄핵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정치권 일각의 우려와 관련해 한 전 위원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 당한 건 국회 의석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국민 마음을 잃어서 생긴 일이다. 국민의 마음이 임계점에 이르는 것을 막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금 구도에서 민주당의 채 상병 특검법이 통과되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면서 자신이 제시한 특검법이 민주당의 채 상병 특검법에 제동을 걸 "실효적 방안"이라고 주장했다.
검사 시절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 등과 관련해 민주당 지지층으로부터 한 때 호평받았던 것과 관련해선 "조선제일검. 오글거린다. 처음 듣고 왜 이러나 싶었다"는 답변을 내놨다. 한 전 위원장은 검사 시절에 대해 "제가 가혹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는 있지만, 공정하지 않았다는 평가는 받은 적이 없다"고 했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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