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권주자 움직임이 분주하다. 나경원 후보는 부산, 원희룡 후보는 충청, 윤상현 후보는 인천을 각각 방문해 당심을 공략했다. 한동훈 후보는 언론 인터뷰를 통한 민심 소통에 나섰다.
나 후보는 1일 오전 부산 중·영도 당원 간담회를 시작으로 해운대을·진을·사하갑·사상·강서 당원 간담회를 통해 부산 민심을 공략했다. 지난주에 이어 당 핵심 기반인 '영남권 표심' 다지기에 올인한 것이다.
김민수 나경원 캠프 대변인은 "부산은 국난 때마다 나라를 지키는 최후의 보루 역할을 했고, 지난 대선과 총선에서도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국민의힘을 선택해 준 곳"이라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부산 18개 지역 중 17곳에서 부산 민심이 국민의힘을 선택하며 개헌 저지선을 구축한 바 있다"면서 "당과 나라를 지켜주신 부산 당원을 한 분이라도 더 만나기 위해 닷새 만에 부산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원 후보는 이날 김영환 충북도지사를 면담한 뒤 국민의힘 충북도당과 충주시, 제천시·단양군 당원협의회를 잇달아 방문해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충북도청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총선 참패의 책임자인 한 후보가 인기 영합주의로 또다시 당 대표가 된다면 당정과 보수 우파의 공멸을 가져올 것"이라며 "저는 요새 '공한증'(恐韓症·한동훈에 대한 공포 증세)에 정말 떨고 있다"고 한 전 위원장을 겨냥했다. 그는 "지난 총선은 (191석 거대 야당이 나오는) 최악의 결과가 나왔는데, 당정의 책임이 같이 있다"며 "너무나 콘텐츠 없이 무기력했고, 당정 협조가 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윤 후보는 국민의힘 인천시당에서 진행된 '인천 당원들과의 아침 간담회'에서 지난 총선의 괴멸적 참패를 딛고 일어서려면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1987년 체제 이후 집권 여당의 (22대 총선 같은) 참패는 처음이다. 보수정당이 3번 연속 패배한 것 역시 마찬가지"라면서"나는 지난해부터 뺄셈정치를 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예견된 참패였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당대회 공약으로 △보수 가치·이념 정립 △민생정당으로서의 서비스 강화 △당원이 주인인 혁신정당 △광주에 중앙당 제2청사 건립 등을 내세웠다.
한 후보는 이날 인터뷰를 통한 여론전에 치중했다. 자신을 향해 '배신의 정치'라고 일제히 비판하는 후보들에게 역공을 펼치며 여론전에 나섰다. 한 전 위원장은 한 후보는 이날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2024년에 배신이라는 말은 많이 안 쓰지 않나. 많이 생경한 말"이라며 "그 세 분은 입을 맞춘 듯이, 시기도 정확하게 맞춰서 그러고 있는데 일종의 '공포 마케팅'을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게 나중에 뭐로 이어지고 탄핵까지 할 거라는 식의 마케팅"이라면서 "그런 일은 일어나지도 않고, 그런 일은 제가 막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3·8 전당대회에서 친윤(친윤석열)계의 강력한 지지로 김기현 대표가 당선된 것을 거론한 한 전 위원장은 "나 의원은 그땐 일종의 학폭 피해자였는데 지금은 학폭 가해자 쪽에 서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또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상황을 언급하며 "원 전 장관 같은 경우 본인이 그 전후에서 '탄핵해야 한다', '탄핵 너무 잘했다' 이런 입장까지 냈던 것 같다"고 반격했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왼쪽부터·가나다 순)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윤상현 의원,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 <디지털타임스 DB,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