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홍콩 등의 차익거래 선호
블룸버그통신은 1일 태국 당국이 이날부터 증시 초단타 매매에 대한 감시 강화에 들어간다고 보도했다. 앞서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가 초단타 매매와 장외거래 파생상품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기로 한데 이어 태국도 시장 투명성 강화를 위한 조치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태국은 정국 불확실성으로 금융시장 불안감이 커지면서 대표 주가지수 '태국증권거래소 지수'가 올 상반기 8.11% 하락한 바 있다. 중국 본토의 상하이종합지수도 경제 우려 등으로 0.25% 하락했다.
한국 역시 지난해 11월부터 공매도를 전면 금지하고, 최근 금지 기간을 내년 3월까지 연장한 바 있다.
아시아 국가들이 시장 투명성 강화를 이유로 규제 강화에 나서면서 증시의 매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투자금 이탈로 유동성이 마를 수 있다는 것이다.
개리 두건 글로벌CIO오피스 최고경영자(CEO)는 "초단타매매 규제 강화는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지만 우려스럽기도 하다"면서 "초단타 거래 역시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유동성은 효율적 자산 가격 책정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특히 국내 증시에 대한 우려가 크다.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공매도 금지 조치가 오히려 불확실성을 높였고,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을 낮추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로 인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도 또다시 불발됐다.
자본시장연구원이 해외 금융기관 15곳의 관계자 45명을 대상으로 한국 시장 접근성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한 결과 참가자 대부분이 "한국 자본시장이 실제로는 선진시장으로 봐야 하지만 기대하는 수준의 효율성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한 시장조성자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선진시장의 공통적인 특징이 개방된 경쟁과 동등하고 공정하게 적용되는 규칙과 규제"라며 "한국 시장은 경쟁이 제한돼있고 해외 금융회사에 대한 시장 참여기회나 규칙의 적용이 동등하지 않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다"고 했다.
우리 시장의 투명성이 중국보다도 뒤떨어진다는 평가도 나왔다. 국내시장이 수수께끼 같은 부분이 많고 특히 시스템 트레이더에게는 공정한 경쟁 시장이 아니라는 느낌을 준다는 것이다.
윤정인 피보나치자산운용 CEO는 "한국에서 다양한 전략을 취하기 불가능해지면서 투자자들이 한국을 떠나 일본·홍콩 등에서 차익거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남석기자 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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