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독립하고 싶지만 외로운 건 싫어" 코리빙 셀립여의 살아보니

입력: 2024-07-02 07:00 이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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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영등포구 셀립 여의 <디지털타임스 이윤희 기자>

도심 주택가격 급등과 1인 가구의 폭발적 증가로 국내에서도 코리빙 하우스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전세사기가 사회 문제가 대두하면서 월세에 대한 저항감도 낮아졌다. 2030 젊은이들이 원하는 양질의 주거공간이라는 기존 시장의 공백을 메꾸며 매년 몸집을 키우고 있다.

코리빙 하우스는 독립된 개인실 외부에 주방이나 거실, 세탁실 등으로 두고 다른 입주자들과 함께 이용하는 공유 주거 형태다. 단기 단위 계약이 가능하고 다양한 부대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배상영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코리빙 하우스의 기본적인 컨셉은 사적 공간을 줄여서 헬스장, 시네마룸, 주방, 거실 등 공용공간을 더 많이 누리는 것으로, 이러한 공간 구성으로 인한 비용 감소 혹은 편익 증가 효과는 1인 가구에 극대화된다"고 설명했다. 다른 거주자들과 네트워킹을 하고 커뮤니티가 형성되면서 느슨한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것 또한 코리빙의 특징이다.

지난달 28일 국내 코리빙 하우스 운영사 셀립은 코리빙 1박 체험을 제공하는 이색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기자가 하루 동안 묵게 된 셀립 여의는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에 위치한 곳으로, 전용 면적 21~27.4㎡ 수준의 1인용 개인공간이 약 100호실에 로비와 루프탑 라운지, 홈 짐(헬스장), 주방, 홈 시네마. 독서실, 세탁실 등이 완비됐다.

서울 셀립 여의 개인실의 모습 <디지털타임스 이윤희 기자>

셀립 여의는 1호선 대방역에서 걸어서 6분, 1·5호선 신길역에서는 도보 10분 정도가 걸린다. 여의도 샛강역까지도 도보로 20분 안에 갈 수 있다. 1층에는 24시간 운영하는 편의점이 입점해있고, 셀립 매니저가 리셉션 데스크에 대기하고 있다.

로비를 지나 카드키를 시용해 엘리베이터와 우편함이 있는 공간으로 입장했다. 개인실은 비밀번호로 된 도어락이 아니라 호텔처럼 카드키로 출입하게 돼 있다.

셀립에서는 객실을 청소해주고 호텔식 침구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방에 들어서자마자 깨끗한 침구와 일반 오피스텔보다 넒게 만들어진 통창이 눈에 띄었다.비즈니스호텔 수준의 침대와 책상, 냉장고, 옷장과 개인 화장실이 설치돼 있었다. 전자레인지와 드라이기, 전기포트 등도 제공됐다.

객실 형태에 상관 없이 전 객실에 모두 온돌 난방과 에어컨 냉방이 적용됐다. 대로가 인접했지만 외부는 물론 벽간·층간 소음 등 방음에도 문제가 없었다.

셀립 여의 건물의 지하 1층에는 셀립 라운지와 홈 시네마, 세탁실이, 지하 2층에는 홈 짐과 리딩룸(독서실), 주방이 갖춰져 있었다. 공용 공간은 개인의 공간과 동선이 충분히 확보될 수 있도록 넓게 설계됐다. 루프탑라운지에서는 여의도 업무지구와 샛강공원 전망이 한 눈에 들어왔다. 입주자들은 개별 예약을 통해 미팅룸이나 홈 시네마 등을 이용할 수도 있다.

다음날 이른 아침부터 홈 짐에는 두어명의 입주인이 운동을 하고 있었다. 그 중엔 중년 남자도 보였다. 김유구 셀립 부사장은 "셀립의 주 수요층은 2030 여성 직장인이지만,.△30대 33% △40대 11% △50대 이상 5% 등으로 다양하다"고 설명했다. 직업별로는 직장인이 전체의 65%로 절반이 넘었다.

이곳의 거주 비용은 원룸형의 경우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는 65만~100만원, 관리비 12만원선이다. 근처 오피스텔 시세는 보증금1000만~30000만원에 월 임대료 65만~68만원으로, 인근 시세보다는 비싼 편이다.

독서실에서 온라인 강의를 듣고 있던 20대 유학생 유지훈(가명) 씨는 여의 셀립에서 방학 기간 동안 단기 임차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 씨는 "여자친구와 함께 귀국해 숙소가 필요했는데, 호텔은 비용 부담이 있었고 에어비앤비 등의 개인 민박은 보안 문제가 걱정됐다. 맛집과 쇼핑몰이 있는 여의도가 도보권이고 시설이 깨끗한 점 등이 가장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