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정연구원, 제1회 원정포럼..디지털 기반 국가혁신 주도
출연연 디지털 통합 플랫폼 구축, 연구행정 디지털화 주문
과학기술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이 융합과 지능화에 기반한 디지털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심진보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정책본부 전문위원(한국전자통신연구원 책임연구원)은 2일 대전 유성구 계룡스파텔에서 원정연구원이 개최한 '2024년 제1차 원정포럼'에서 '기술혁신 생태계 조성 확대를 위한 출연연 디지털 전환 추진 전략' 발표를 통해 이같이 지적했다.
심 위원은 ETRI 기술전략연구센터장을 맡아 국가 과학기술정책과 ICT R&D 전략, ICT 융복합 기획 등을 주도해 온 대표적인 과학기술·ICT 분야 전략·정책 전문가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로 파견돼 출연연 디지털 전환 추진 전략 기획을 총괄하고 있다.
그는 "포스트 코로나 도래, 제4차 산업혁명 가속화, 글로벌 패권경쟁 심화, 글로벌 가치시슬 변화 등의 급격한 국제 질서 변화 속에서 '거대한 재편(The Great Reset) 시대'가 시작됐다"며 "이런 거대한 재편의 시대에서 디지털 전환에 따라 대한민국의 미래가 걸려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국가적 R&D 혁신은 디지털 전환을 통해 가능하다고 짚었다. 디지털 전환은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단계별 진화·확장의 개념으로, 디지트화(Digitization)에서 디지털화(Digitalization)를 거쳐 디지털 전환으로 의미가 확장되고 있다.
심 위원은 "디지털 전환은 융합을 통한 대응 방식 다양화, 지능화를 통한 대응의 효율성 향상 등 두 가지 축으로 구현할 수 있는데, 출연연이 국가 R&D 혁신의 선도자가 되기 위해 융합과 지능화를 기반으로 디지털 전환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출연연의 디지털 전환 수준과 인프라, 역량 등은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출연연마다 디지털 전환 수준이 천차만별이고, 지금까지 디지털화는 어느 정도 달성했지만, 디지털 전환에 못 미치는 상황이라고 심 위원은 진단했다.
그는 "출연연의 디지털 인프라는 아직 미비하고, 22개 출연연 중 연구데이터를 공유·개방·협업하는 기관은 전무한 실정"이라면서 "조직과 일하는 방식, R&D 혁신역량 등의 관점에서 국내외 디지털 전환의 성공적 사례를 분석해 출연연에 적합한 효과적인 추진 전략을 마련해 시행착오를 줄여 빠르게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국, 미국, 싱가포르, 캐나다, 에스토니아 등은 디지털 전환에 국가적 역량을 쏟고 있다. 미국 GM, 엔비디아, 버버리 등 글로벌 기업뿐 아니라 한국가스공사, 한국중부발전, 한국로봇산업진흥원 등 국내 공공기관도 디지털 전환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심 위원은 국내외 기업의 디지털 전환 사례를 통해 출연연의 디지털 전환 성공 요인으로 △기술·시스템 △제도·조직 △혁신역량 △리더십·문화 △디지털 전환 성과 등을 제시했다. 이 가운데 디지털 전환을 위한 CEO의 리더십이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봤다.
그는 이어 "출연연은 연구 프로세스와 연구행정의 디지털화, 디지털 기술 기반의 지능화 및 R&D 혁신을 통해 국가혁신시스템을 선도하기 위한 방향으로 디지털 전환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출연연 디지털 통합 플랫폼 구축 △출연연 디지털 전환 기반 및 역량 강화 △연구 프로세스 및 연구행정 디지털화 △디지털 전환 기반 R&D 혁신 및 신(新)가치 창출 등을 추진 전략으로 제안했다.
심 위원은 "출연연 스스로 디지털 전환을 위한 인프라, 제도, 역량, 문화 등을 갖춰 일하는 방식을 개혁하고, 국가적 혁신 역량을 높이는 R&D 혁신의 선도기관으로 환골탈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를 통해 출연연 간 융합 R&D 활성화와 연구 데이터 공유·활용 확대, 국가전략기술의 효율적 육성, 연구·행정 협업 프로세스 효율화를 통한 연구 몰입환경 조성 등 출연연이 안고 있는 다양한 문제를 혁신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민병원 목원대 게임소프트웨어공학과 교수는 "출연연 연구와 행정 효율화 차원에서 스스로 생성형 AI를 적용할 필요성이 있다"며 "누구나 쉽게 활용할 수 있는 자연어 기반의 학술·연구활동을 지원하는 생성형 AI 서비스를 개발, 출연연에 적용해 연구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허경무 동아방송예술대 교수는 "디지털 전환은 출연연 스스로의 새로운 돌파구와 변화의 계기가 될 것"이라며 "디지털 전환으로 만들어지는 출연연의 미래상 도출과 구성원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투명성에 기반한 객관적 기준, 동기와 보상 등을 통해 디지털 전환에 대한 출연연 구성원들의 수용성을 높여야 성공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고 피력했다.
글·사진=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원정연구원은 2일 오후 대전 계룡스파텔에서 '2024년 제1차 원정 포럼'을 개최했다. 참석자들이 행사를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일 '출연연 디지털 전환 추진 전략'을 주제로 열린 '2024년 제1회 원정 포럼'에서 참가자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심진보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전문위원이 2일 대전 계룡스파텔에서 열린 '2024년 제1차 원정 포럼'에서 '기술혁신 생태계 조성 확대를 위한 출연연 디지털 전환 추진 전략'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